앙상블
53세인 직장인 민호는 28년 동안 묵묵히 일했지만 승진에서 밀려난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면 언젠가는 인정받을 것이라 믿었던 그에게 남은 것은 허탈함과 자신에 대한 의심뿐이다. 회사에서는 모든 책임을 혼자 떠안고, 집에서는 아들에게조차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 우연히 시작한 당구는 민호에게 낯선 세계를 열어 준다. 공 하나를 치기 위해서는 눈앞의 득점만이 아니라 다음 공의 위치와 전체적인 흐름을 함께 살펴야 한다. 때로는 당장 점수를 얻는 것보다 좋은 위치를 남기는 선택이 중요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용기가 억지로 승리를 주장하는 것보다 값질 때도 있다. 당구장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결과 교류를 통해 민호는 승패를 넘어서는 스포츠맨십을 배운다. 한편 직장에서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나누고 책임과 판단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제안한다. 그러나 현장마다 다른 조건과 예상치 못한 변수, 서로 다른 판단 기준이 그의 계획을 흔든다. 민호는 누구든 대신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것과 책임까지 떠넘기는 일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아들과의 관계도 조금씩 달라진다. 아들의 미래를 대신 결정하려 했던 아버지는 마침내 답을 가르치는 대신 아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민호는 자신이 오랫동안 원했던 인정이 단순히 남보다 앞서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퍼펙트큐》는 당구대 위의 공과 직장과 가족의 삶을 교차시키며, 완벽한 인생이란 실수 한 번 없는 삶이 아니라 실수를 인정하고 올바른 선택을 이어 가는 삶임을 보여 주는 중년의 성장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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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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