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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지도

作 와우산 · 2026-10-24

형당의 매는 소리가 달랐다.

관아 판자는 딱 하고 마당을 울린다. 등나무 회초리는 휙, 바람을 가르고 들어와 살에 감겼다가 떨어진다. 소리는 작은데 뒤끝이 길었다. 막삼은 그걸 엉덩이로 먼저 알고 귀로 나중에 들었다.

“부엌 하녀 금이. 제사 고기를 빼돌린 죄, 다섯.”

회초리를 쥔 무사가 종이를 읽었다. 세가 사람들은 그를 단 교두라고 불렀다.

“예. 금이 대신 왔습니다.”

거적 머리에 선 하인이 막삼의 뒤통수를 눌렀고, 끝에 선 하인이 발목을 잡았다. 관아를 흉내 낸 집안 법이었다.

흉내는 냈지만 곽은 없었다. 다섯 대마다 손을 바꾸는 법도 없었다. 단 교두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쳤고, 박자는 그의 기분대로였다.

셋째 대가 허리께로 왔다.

막삼은 몸을 반 뼘 비틀었다. 회초리 끝이 허리를 비켜 볼기에 감겼다. 단 교두가 혀를 찼다.

집안 마당에는 어디를 치는지 세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막삼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그 말 값으로 하루 두 전을 더 받았으니, 비트는 것도 삯에 든 일이었다.

다섯 대가 끝나고 콩알 다섯이 생겼다.

금이는 형당 벽에 붙어 서서 앞치마를 쥐어뜯고 있었다. 콩알들은 금이를 보지 않았다. 형당 지붕 너머, 서남쪽 어디로 고개를 틀었다.

“문지기 덕보. 밤에 쪽문 빗장을 걸지 않은 죄, 다섯.”

“예. 덕보 대신 왔습니다.”

덕보 몫 다섯은 또 다른 데를 보았다. 정남쪽, 대문 쪽이었다.

단 교두가 회초리를 내리고 물었다.

“돈 받고 맞으면 아프긴 하냐?”

“돈 받으면 덜 아픕니다. 안 받으면 더 아프고요.”

하인이 웃음을 참느라 막삼의 발목을 놓쳤다. 단 교두는 웃지 않고 손목만 까딱했다. 회초리 끝이 막삼의 귀 옆을 스치며 거적 올을 끊어 놓았는데, 살에는 털끝만큼도 닿지 않았다. 막삼은 흙냄새 나는 거적에 뺨을 붙인 채 숨을 죽였다. 단 교두는 회초리 묶음을 벽에 세웠다.

맞고 나서 걸어 나가는 것까지가 일이었다. 막삼은 바지춤을 끌어올리고 형당 문을 걸어서 나갔다.

문 옆 그늘에서 금이가 튀어나와 막삼 손에 무언가를 쥐여 주고 부엌 쪽으로 달아났다. 아직 김이 나는 찐 떡이었다. 제사 고기 대신 맞아 준 값이었다.

막삼은 떡을 반으로 갈라 반을 내밀었다. 문밖에서 기다리던 소완이 잠깐 보다가 받았다. 소완은 아무 말 없이 앞장섰다.

행랑 맨 끝, 땔감 쌓아 두는 곳 옆에 작은 방이 비어 있었다. 흥정할 때 말한 눕힐 자리였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막삼은 바닥에 엎드렸다. 소완은 화로에 두부 삶을 물부터 올렸다.

“피는 닦지 마라.”

“알아요.”

소완은 정말 알았다. 노구가 바구니에 넣어 준 고약을 터진 자리에 펴 바르고, 그 위에 종이를 덮고, 무명천으로 동였다. 상처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손만 움직였다.

“어디서 배웠냐?”

“행랑에선 다들 맞아요.”

소완은 떡을 아직 들고 있었다. 반을 갈라 준 떡을 먹지 않고 무릎 위에 올려 둔 채였다. 막삼이 쳐다보자 그제야 한 입 베어 물었다. 아주 천천히 씹었다. 떡을 자주 먹어 본 사람의 입이 아니었다.

두부가 김을 올리기 시작했을 때 막삼이 말했다.

“종이하고, 숯 좀 다오.”

소완이 아궁이에서 숯 막대를 꺼내 주었다. 종이는 바구니 밑에 깔려 있던 것이었다.

“이 집을 그려 줄 수 있냐? 담하고 문하고, 사람 사는 데.”

소완은 막삼을 잠깐 보더니 바닥에 종이를 펴고 숯을 쥐었다.

“어려서부터 이 담 안에서만 살았어요. 눈 감고도 그려요.”

바깥 담이 섰고, 대문과 동서 쪽문이 뚫렸다. 마구간과 곳간, 행랑 줄방, 형당. 잠긴 사당의 네모난 담. 꽃 장식이 드리운 안쪽 문, 그 너머 안채.

안채 동쪽으로 따로 떨어진 건물과 그 뒤뜰의 동그라미. 소완은 숯 끝을 그 동그라미에 오래 대고 있다가 뗐다.

“이건 뭐냐?”

“우물이요. 후원 우물이에요. 행랑 사람들은 행랑 우물을 쓰고, 저긴 별채랑 안채 사람들만 길어요.”

막삼은 그림을 제 머리 앞에 놓고 대문이 남쪽이 되게 방향을 맞췄다. 그러고 나서 소완에게 쌀을 한 줌 달라고 했다.

바지 속에 손을 넣어 콩알을 차례로 눌렀다. 콩알이 비키는 쪽으로 그림 위에 쌀알을 놓았다. 금이 몫 다섯이 가리키는 데에 다섯 알.

덕보 몫 다섯이 가리키는 데에 다섯 알. 휘 몫 스물넷은 안채 언저리 어디에 수북이 쌓였다.

소완이 쌀알 무더기를 내려다보았다.

“뭘 하는 거예요?”

“매가 주인을 찾아간다. 금이 대신 맞은 다섯이 여기를 가리킨다.”

막삼은 그 이상 설명할 수가 없었다. 소완이 쌀알 다섯이 놓인 자리에 손가락을 댔다.

“여긴 부엌 뒤 찬모 방이에요. 제사 고기는 찬모가 가져갔어요. 다들 알아요.”

“이건?”

“문간방. 덕보 말고 문지기가 또 있어요. 그날 밤 번은 그 사람이었어요.”

금이도 덕보도 죄가 없었다. 그래서 콩알이 되었다. 매는 그 이름을 지나쳐 진짜 엉덩이를 찾아가 있었다.

막삼은 쌀알 다섯을 손가락으로 굴렸다. 찬모 볼기에 다섯을 돌려주는 건 쉬웠다. 부엌 뒤로 가서 손등을 스치면 된다. 막삼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 제사 고기 몇 근 값으로 다섯 대가 적은지 많은지 막삼은 몰랐다.

소완이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숯 묻은 손가락으로 제 무릎을 문지르다가, 낮게 말했다.

“믿을게요.”

소완은 그림을 접어 바구니 바닥, 두부 밑에 깔았다. 숯 묻은 손가락을 앞치마에 닦는 동안에도 눈은 문 쪽에 가 있었다.

이튿날 아침, 형당으로 가는 길에 막삼은 삼공자를 보았다.

행랑 마당 저편 회랑을 서문휘가 걸어가고 있었다. 걸음이 엉거주춤했다. 다루에서 받은 다섯이 아직 덜 빠진 모양이었다. 스물넷이 그쪽으로 우르르 몰렸다.

공자도 막삼을 보았다. 잠깐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리고 회랑 기둥 뒤로 걸음을 재촉했다.

그 뒤를 따르던 하인이 영문을 모르고 종종걸음을 쳤다. 세가 삼공자가 대신 맞는 놈을 피해 돌아가는 모습은 막삼과 소완만 보았다.

“삼공자님이 왜 저래요?”

“의자를 잘못 고르셔서.”

소완이 입꼬리를 아주 조금 올렸다.

그날은 형당 문간에 노구가 서 있었다. 작은 장부를 한 손에 펴 들고, 다른 손에 붓을 쥐고 있었다.

단 교두가 이름과 죄목을 읽으면 노구가 받아 적었다. 대수를 적고, 그 옆에 대장이라고 적고, 막삼의 이름을 적었다.

막삼은 제 이름 글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 노구의 붓이 한참 움직이다가 끝에 가로획을 셋 긋는 것을 보고, 그게 막삼이려니 했다.

노구가 장부를 덮으며 막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집안 일은 적어 두어야 한다. 사당 앞에서 셈이 맞으려면.”

형당 문간에 인주 냄새가 남았다.

“마구간 갈가. 그믐밤 마구간 뒷문을 잠그지 않아 별채 시비 취옥이 후원 우물에 빠져 죽게 한 죄, 스물. 이틀에 나누어 친다.”

허리가 굽은 늙은 마부가 형당 벽에 붙어 섰다. 이번에도 두 손을 소매 깊이 넣고 있었다. 막삼은 거적에 엎드리면서 그 소매를 보았다.

“예. 갈 영감 대신 왔습니다.”

단 교두가 회초리 끝으로 거적을 툭툭 쳤다.

“사십 년 말 먹인 늙은이 대신이다. 그 늙은이 볼기라면 열 대에 주저앉았을 게다. 네놈 볼기는 어떠냐?”

“늙은이 볼기보다 질깁니다. 대신 값이 쌉니다.”

하인들이 또 웃음을 참았다. 갈 영감만 웃지 않았다. 그날 열 대 내내 갈 영감은 회초리 소리가 날 때마다 눈을 감았고, 끝까지 소매에서 손을 빼지 않았다.

갈 영감 몫 열은 한 방향만 보았다. 안채 동쪽, 따로 떨어진 그 건물 쪽이었다.

그날 저녁, 막삼은 다시 엎드려 쌀알을 놓았다. 갈 영감 몫 열 알이 그림 위 한자리에 모였다. 동그라미 옆, 안채 동쪽 건물에.

소완의 숯 묻은 손이 멈췄다.

“별채예요.”

“누가 사는데?”

“소가주님이요.”

그 말을 할 때 숯을 쥔 소완의 손가락 마디가 하얘졌다. 소완은 쌀알을 오래 내려다보다가 숯 끝으로 우물 동그라미를 다시 그었다. 이미 그려진 선을 따라 한 바퀴.

“취옥이는 제 동무예요. 별채 시비였어요.”

“우물에 빠졌다던데.”

“걔는 우물가에 안 가요. 물을 무서워했어요. 어릴 때 개울에 빠진 뒤로요. 물 긷는 건 늘 제가 대신 해 줬어요.”

소완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낮았다. 떨리지도 않았다.

“그 밤에 본 거 있냐?”

소완이 숯을 내려놓았다.

“초저녁에 행랑 우물가에서 마주쳤어요. 머리를 새로 빗었더라고요. 뭘 꽂았는지 손으로 가리고 지나갔어요. 손가락 사이로 반짝했어요.”

“뭐가?”

“금붙이요. 우리 같은 사람 머리에 꽂힐 물건은 아니었어요.”

소완은 거기까지만 말했다. 그 반짝이는 것이 뭐였는지 묻고 싶은 얼굴이었지만, 물을 사람이 이제 없었다.

그믐밤, 물을 무서워하던 시비가 혼자 우물가에 갔다. 그 밤에 뒷문을 안 잠근 죄로 늙은 마부가 매를 받았다. 그 매가 별채를 보고 있었다.

“그래서 날 믿는다고 한 거냐?”

소완은 숯 선을 넘어간 쌀알을 손가락으로 제자리에 밀어 놓았을 뿐이다.

그날 밤 늦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갈 영감이었다. 좁쌀밥 한 사발을 들고 문밖에 서 있었다. 들어오라고 해도 들어오지 않았다. 문지방 너머로 사발만 밀어 넣었다.

“먹으시오.”

좁쌀밥 위에 절인 무 조각이 얹혀 있었다. 늙은 마부가 제 저녁을 덜어 온 것이었다.

사발을 미는 손이 소매 밖으로 나왔다. 막삼은 그 손바닥을 보았다.

양쪽 손바닥에 시뻘건 줄이 가로로 나 있었다. 살갗이 쓸려 벗겨졌다가 이제 막 딱지가 앉는 자리였다.

무거운 것을 줄에 매달아 손으로 끌어 올린 사람의 손. 막삼은 그런 손을 안다. 형을 거적에 싸서 수레에 올릴 때, 막삼의 손바닥도 그렇게 쓸렸다.

“손바닥은 어쩌다 그러셨습니까?”

“두레박줄.”

갈 영감은 그 한마디만 하고 손을 소매에 도로 넣었다. 돌아서다 말고 어깨 너머로 덧붙였다.

“취옥이는 내가 내보낸 게 아니오.”

늙은 마부는 그 말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걸어갔다. 허리가 굽어서 뒷모습이 더 작아 보였다.

사흘째 저녁, 마지막 열 대가 끝났다. 단 교두의 회초리는 그날도 막삼이 비튼 허리를 따라와 볼기에만 감겼고, 갈 영감 몫 나머지 열도 별채를 보았다.

단 교두가 회초리 묶음을 벽에 세우며 말했다.

“내일부터는 네 볼기 안 봐도 되겠구나. 다행이다.”

“혼례 끝나면 또 뵙지요. 이 댁은 일이 많습니다.”

단 교두가 웃을 뻔했다. 웃지는 않았다. 형당 문간에서 노구의 집사가 사흘 치 삯, 세 냥 여섯 전을 세어 주었다. 막삼은 은을 받는 손으로 집사의 손가락을 건드리지 않게 조심했다.

그 집사에게 갈 매는 없었지만, 이 집에서는 손도 셈하고 내밀어야 할 것 같았다. 은을 허리춤 안쪽에 꿰매 넣자 앞서 넣어 둔 은과 부딪혀 짤랑 소리가 났다. 소리는 그럴듯했다.

막삼은 눕힐 자리에 엎드려 쌀알을 마저 놓았다. 별채 위의 쌀알 무더기가 곱절로 불었다.

예순넷.

셈보다 몸이 먼저 알았다. 콩알이 콩알을 밀었다. 숨을 깊이 들이쉬면 엉덩이 아래에서 무엇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마흔일 때는 없던 느낌이었다.

사람 몸은 장 백 대 근처에서 끝난다. 형도 그 근처에서 끝났다.

맡아 두는 매에도 끝이 있을 것이다. 엉덩이가 그렇게 일러 주었다. 백, 그 언저리 어디에 끝이 있었다.

은을 모으려면 매를 모아야 했다. 막삼은 그 생각을 하다가 웃음이 났다. 같은 엉덩이로 장사를 둘 하고 있었다.

소완이 두부를 갈아 끼우다 손을 멈췄다.

“왜 웃어요?”

“계산이 안 맞아서.”

그때였다.

스무 개가 한꺼번에 일어섰다.

갈 영감 몫이었다. 셈하던 생각이 흩어질 만큼 세게 일어섰다. 막삼은 바닥을 짚은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콩알 스무 개가 살을 뚫고 나갈 것처럼 창 쪽으로 밀어붙였다. 바로 저 창밖이었다.

창호지에 등불이 번졌다. 누가 행랑 앞 마당을 지나가고 있었다. 키 큰 그림자와 그 뒤로 등을 든 하인. 걸음이 느렸다. 혼례 준비를 둘러보는 걸음 같았다.

차일 기둥 앞에서 그림자가 멈췄다. 기둥을 손바닥으로 두어 번 밀어 보고, 하인에게 무어라 짧게 말했다. 하인이 허리를 깊이 굽혔다.

스무 개가 그림자를 따라 고개를 틀었다. 창호지 위의 등불이 오른쪽으로 옮겨 가는 만큼, 콩알들도 정확히 그만큼 돌았다.

소완이 창가로 가서 창틈에 눈을 댔다. 아주 오래 보다가, 숨소리만 한 목소리로 말했다.

“소가주님이에요.”

멍 지도 - 매품팔이는 맞은 매를 돌려준다 | WEINO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