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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I. 녹색 자기 궁전

지은이 H. G. Wells

정오 무렵, 나는 녹색 자기 궁전을 발견했다. 그곳은 버려져 있었고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창문은 대부분 들쭉날쭉한 유리 조각만 남아 있었고, 녹색 외벽의 넓은 부분은 녹슨 금속 골조에서 벗겨져 있었다. 궁전은 풀이 무성한 언덕 위에 높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북동쪽을 바라보니, 과거 원즈워스와 배터시가 번성했을 것이라고 상상했던 곳에 거대한 강어귀, 혹은 개울처럼 보이는 것이 있어 깜짝 놀랐다. 나는 바다 생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잠시 생각했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궁전은 정말 도자기로 되어 있었고, 표면에는 낯선 문자가 새겨져 있었다. 위나가 해독하는 것을 도와줄지도 모른다고 다소 순진하게 생각했지만, 그녀는 글이라는 개념 자체를 떠올려 본 적이 없다는 것을 이내 깨달았다. 그녀의 애정이 너무나 진실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나는 항상 그녀가 실제보다 더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삐걱거리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문은 반쯤 열려 있었다. 나는 으리으리한 홀을 기대했지만, 대신 수많은 옆 창문으로 빛이 들어오는 긴 복도를 발견했다. 첫눈에 박물관이 떠올랐다. 타일 바닥에는 먼지가 두껍게 쌓여 있었고, 온갖 종류의 이상한 물건들이 같은 회색 먼지로 덮여 있었다. 홀 중앙에는 거대한 생물의 으스스한 뼈대가 서 있었다. 나는 그 비스듬한 발을 알아보았다. 그것은 메가테리움을 연상시키는, 오래전에 멸종된 동물이었다. 두개골과 위쪽 뼈들은 먼지 속에 흩어져 있었고, 지붕에서 빗물이 새어 들어온 한 지점에서는 유해가 침식되어 있었다.복도 더 안쪽에는 거대한 통 모양의 브론토사우루스 골격이 보였다. 나의 박물관 이론이 확인되었다.

옆으로 움직이자 경사진 선반들이 나타났고, 두꺼운 먼지를 걷어내자 우리 시대의 익숙한 유리 진열장들이 드러났다. 진열장들은 밀폐되어 있었던 것이 분명했고, 그 안의 내용물 중 일부는 놀랍도록 잘 보존되어 있었다.

분명히, 나는 현대의 사우스 켄싱턴의 잔해 속에 서 있었다! 이곳은 고생물학 섹션으로 보였고, 인상적인 화석 컬렉션을 소장하고 있었음에 틀림없었다. 비록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멸종으로 일시적으로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부패는 모든 보물에 대해 느리지만 확실한 작업을 다시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나는 작은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했다—희귀한 화석들이 조각나거나 갈대에 꿰어져 있었다. 일부 진열장은 심지어 완전히 제거되어 있었다—아마도 몰록들이 그랬을 것이라고 나는 짐작했다. 침묵은 깊었고, 두꺼운 먼지는 우리의 발소리를 흡수했다.

성게를 진열장의 경사진 유리 아래로 굴리던 위나는 내가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조용히 내 손을 잡고 내 옆에 섰다.

처음에는 지적 시대의 이런 고대 유물에 너무 놀라 그것이 지닌 의미를 생각하지 못했다. 타임머신에 대한 걱정마저 잠시 내 생각에서 사라졌다.

겉으로 보기에 녹색 자기 궁전에는 고생물학 전시관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있었다. 역사 전시물이나 심지어 도서관도 있을 수 있었다! 적어도 그것들은 내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고대 지질학의 썩어가는 잔해보다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었다.

탐험을 계속하던 중, 나는 첫 번째 갤러리에 수직으로 뻗어 있는 짧은 갤러리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 구역은 광물에 할애된 듯했고, 유황 덩어리를 보자 화약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초석이나 어떤 종류의 질산염도 찾을 수 없었다. 그것들은 아마도 오래전에 녹아 없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유황은 내 마음에 남아 일련의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갤러리의 나머지 전시물들은 내가 본 것 중 가장 잘 보존되어 있었지만, 내 흥미를 끌지는 못했다. 나는 광물학 전문가가 아니었으므로, 내가 처음 들어섰던 홀과 평행하게 뻗어 있는 허물어져 가는 통로를 따라 이동했다.

이 구역은 자연사에 초점을 맞춘 듯했지만, 모든 것은 오래전에 정체성을 잃었다. 나는 쪼그라든 박제 동물의 잔해 몇 점, 한때 영혼을 담았던 병 속에 들어 있는 말라비틀어진 미라, 그리고 오래전에 사라진 식물들의 고운 먼지만을 발견했다. 나는 인류가 자연을 지배하게 된 세심한 조정 과정을 추적할 수 없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고 나서 나는 엄청나게 큰 전시실로 들어섰는데, 그곳은 조명이 좋지 않았다. 바닥은 입구에서부터 완만하게 아래로 기울어져 있었다. 천장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흰색 구체가 매달려 있었는데, 많은 구체가 금이 가거나 부서져 있었다. 이는 한때 이 공간이 인공적으로 조명되었음을 시사했다. 이곳에서 나는 더 편안함을 느꼈다. 양쪽에는 거대한 기계들이 우뚝 솟아 있었는데, 모두 심하게 부식되어 있었고 많은 기계가 고장 나 있었지만, 일부는 여전히 온전했다. 나는 항상 기계에 매료되어 있었고, 특히 그것들이 내가 풀고 싶어 하는 퍼즐을 제시했기 때문에 그들 사이에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만약 그들의 목적을 알아낼 수 있다면, 몰록에 대항하여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갑자기 위나가 내 옆에 나타나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위나가 없었다면 나는 바닥의 경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들어온 입구는 지상에 있었고, 좁은 창문들로 빛이 들어왔다. 갤러리 안쪽으로 더 깊이 들어가자, 바닥이 이 창문들을 향해 솟아올라 런던 주택 앞의 구덩이처럼 되었고, 위쪽에는 가느다란 한 줄기 햇빛만 남아 있었다. 나는 기계들에 몰두하여 천천히 걸었고, 빛이 어떻게 희미해지는지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너무 집중하고 있었는데, 위나의 커져가는 불안감이 내 주의를 끌었다. 그때 나는 갤러리가 짙은 어둠 속으로 내려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망설였고, 주위를 둘러보니 먼지가 덜 빽빽하고 표면이 고르지 않은 것을 알아차렸다. 멀리서는 희미한 빛 속에 작고 좁은 발자국들이 보였다. 몰록에 대한 나의 인식이 다시 날카로워졌다. 나는 기계를 살펴보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늦은 오후였고, 나에게는 무기도, 숨을 안전한 장소도, 불을 피울 방법도 없었다. 그때, 갱도의 깊은 곳에서 내가 우물에서 들었던 것과 같은 이상한 소리와 함께 특이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위나의 손을 잡았지만,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위나를 두고 신호 상자의 레버와 닮은 기계에 다가갔습니다. 받침대에 올라 레버를 잡고 온 체중을 실어 밀었습니다. 갑자기 중앙 통로에 홀로 남겨진 위나가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는 레버의 강도를 정확히 판단했습니다. 1분간의 힘겨루기 끝에 레버는 부러졌습니다. 저는 위나에게 돌아갔고, 이제 어떤 몰록을 만나더라도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임시방편의 철퇴를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몰록 한두 마리를 때려눕히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일었다. 내 후손들을 죽이고 싶어 하는 것이 비인간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생물들에게서는 어떤 인간성도 느끼기 어려웠다. 위나를 뒤에 남겨두고 싶지 않은 마음과 폭력에 대한 갈증이 타임머신을 손상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나는 그림자 속에 숨어 있는 짐승들과 맞서기 위해 갤러리를 달려 내려가지 않았다.

한 손에는 철퇴를, 다른 한 손에는 위나를 든 채로 나는 한 전시실에서 나와 다른 더 큰 전시실로 들어섰는데, 그곳은 낡은 깃발들로 장식된 군사 예배당을 즉시 떠올리게 했다. 옆구리에 걸려 있는 갈색의 그을린 넝마들은 오래전에 해체되어 모든 인쇄 흔적이 사라진 책들의 잔해였다. 그러나 부패 속에서도 뒤틀린 판자와 금이 간 금속 걸쇠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잘 말해주고 있었다. 내가 좀 더 문학적인 사람이었다면 야망의 덧없음을 숙고했을지도 모른다. 대신,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이 썩어가는 종이의 암울한 공간이 나타내는 엄청난 노력의 낭비였다.그 순간, 나는 *철학 회보*와 물리학 광학에 대한 나의 열일곱 편의 논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넓은 계단을 올라 한때 기술 화학 전용 전시실이었을 법한 곳에 도착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유용한 발견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미한 희망을 느꼈습니다. 지붕이 무너진 한쪽 끝을 제외하고는 이 전시실은 비교적 온전했습니다. 저는 온전한 진열장마다 열렬히 다가갔습니다. 마침내, 정말로 밀폐된 진열장 중 하나에서 성냥갑을 발견했습니다. 저는 큰 기대를 안고 성냥을 켜 보았습니다. 성냥은 완벽하게 좋았고, 심지어 축축하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위나에게 몸을 돌려 그녀의 언어로 “춤춰!”라고 외쳤습니다. 이제 저는 우리가 두려워하는 무서운 생물들에 대항할 진정한 무기를 갖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버려진 박물관의 두껍고 부드러운 먼지 카펫 위에서 나는 위나를 기쁘게 하기 위해 일종의 복합 춤을 추었고, 가능한 한 즐겁게 *리얼의 땅*을 휘파람 불었다. 그것은 캉캉의 일부, 스텝 댄스의 일부, 스커트 댄스의 일부(내 연미복이 허락하는 한), 그리고 독창적인 창작의 일부였다. 결국, 나는 천성적으로 창의적이었다.

나는 이 성냥갑이 그 오랜 세월 동안 시간의 파괴를 견뎌냈다는 것이 여전히 이상하고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훨씬 더 있을 법하지 않은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바로 장뇌였다. 나는 운 좋게도 진정으로 밀봉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던 밀봉된 병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파라핀 왁스인 줄 알고 유리를 깨뜨렸다. 그러나 틀림없는 장뇌 향이 공기를 가득 채웠다. 보편적인 부패 속에서 이 휘발성 물질은 어찌 된 일인지 수천 세기 동안 지속되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수백만 년 전에 죽은 화석 벨렘나이트의 잉크로 만들어진, 내가 언젠가 보았던 세피아 그림을 떠올리게 했다.버릴까 하다가 불이 잘 붙는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고는 밝은 불꽃으로 타오르는 훌륭한 양초가 되리라 생각하며 주머니에 챙겼다. 아쉽게도 폭발물이나 청동 문을 부술 만한 도구는 찾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쇠 지렛대가 내가 발견한 가장 유용한 도구였다. 그럼에도 나는 그 전시실을 나오면서 꽤 의기양양한 기분이었다.

그 긴 오후의 모든 세부 사항을 다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탐험했던 것들을 정확한 순서로 기억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녹슨 무기들로 가득 찬 긴 회랑을 기억합니다. 그곳에서 저는 쇠지렛대와 손도끼 또는 검 사이에서 망설였습니다. 둘 다 들고 갈 수는 없었고, 제 쇠막대가 청동 문을 다루는 데 가장 좋은 선택처럼 보였습니다. 수많은 총, 권총, 소총이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너무 녹슬어 사용할 수 없었지만, 일부는 새로운 금속으로 만들어져 여전히 꽤 튼튼해 보였습니다. 한때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탄약이나 화약은 모두 먼지가 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한쪽 구석이 그을리고 부서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표본들 사이에서 일어난 폭발로 인해 손상된 것 같았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폴리네시아, 멕시코, 그리스, 페니키아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문화권의 우상들이 방대하게 수집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참을 수 없는 충동에 굴복하여 특히 마음에 들었던 남아메리카의 동석 괴물 코에 내 이름을 썼다.

저녁이 다가오자 흥미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먼지투성이의 고요하고 종종 폐허가 된 갤러리들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전시물들은 단순한 녹과 갈탄 더미부터 놀라울 정도로 잘 보존된 것들까지 다양했다. 어느 순간, 나는 주석 광산 모형을 우연히 발견했고, 우연히도 밀폐된 상자 안에서 다이너마이트 카트리지 두 개를 발견했다! 나는 "유레카!"라고 외치며 흥분하여 상자를 부쉈다. 그러나 곧 의심이 스며들었다. 나는 망설였다. 작은 측면 갤러리를 선택하여 시도했다. 5분, 10분, 15분을 기다려도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때만큼 실망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카트리지들은 그곳에 있다는 사실로 미루어 짐작했어야 할 모형이었다. 그것들이 진짜였다면 나는 스핑크스와 청동 문, 그리고 결국 타임머신을 찾을 기회까지 날려버렸을 것이라고 진심으로 믿는다.

그 후, 우리는 궁전 안의 작은 개방형 안뜰에 도착했다. 땅은 풀로 덮여 있었고, 세 그루의 과일나무가 약간의 그늘을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는 잠시 쉬면서 기운을 차렸다. 해가 지기 시작하자, 나는 우리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밤이 다가오고 있었고, 나는 아직 안전한 은신처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나는 더 이상 그것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나는 몰록족에게 대항할 최고의 방어책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성냥이었다! 혹시라도 불을 피울 필요가 있을까 하여 주머니에 장뇌도 조금 넣어 두었다. 가장 현명한 방법은 불꽃의 보호를 받으며 밤을 밖에서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침에는 타임머신을 되찾는 데 집중해야 할 터였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돕는 데 쓸 수 있는 것이 쇠몽둥이뿐이었다.

하지만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그 청동 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까지는 주로 그 너머에 있는 미스터리 때문에 억지로 열지 않고 있었다. 문이 특별히 튼튼해 보이지는 않았고, 내 쇠막대기로 충분히 해낼 수 있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