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지은이 太宰治
잘못을 고치는 데 주저함이 없다. 새로운 남자는 다시 시작하는 것도 빠르다. 세면실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숯방 앞에서 마아보와 운 좋게 만났다.
“편지는 어떻게 됐어?” 나는 즉시 물었다.
그녀는 멀리 응시하는 듯한 멍한 눈으로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침대 서랍에 넣었어?”라고 물어보았다. 혹시 아까 수건을 가지러 갔을 때 그 편지를 내 침대 서랍에 던져 넣은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역시 그녀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 대답하지 않았다. 여자란 이런 점이 싫다. 마치 빌려온 고양이 같다. 마음대로 하라고 생각했지만, 그러나 나에게는 마아보의 가련한 자존심을 돌볼 의무가 있다. 나는 고양이를 쓰다듬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까는 미안해. 그 노래의 의미는 말이야,”라고 말하려 했지만,
“됐어.”라고 휙 던지듯 말하고는 서둘러 가버렸다. 실로 이상하게 날카로운 어조였다. 나는 찔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자란 정말 대단한 존재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벌렁 누워 “만사휴의”라고 마음속으로 크게 외쳤다.
그런데 저녁 식사 때 밥상을 가져온 것은 마아보였다. 차갑고 도도한 표정으로 내 베개맡의 작은 상 위에 밥상을 놓더니, 돌아가는 길에 고판이 있는 곳에 들러 갑자기 사람이 변한 듯 시시한 농담을 시작하며 꺄르르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판의 등을 쿵 치자, 고판이 “이봐!”라고 말하며 마아보의 손을 잡으려 했다.
“아니야.”라고 외치며 도망쳐 내게로 와서 귓가에 입을 대고,
“이거 보여줄게. 나중에 의미 알려줘.”라고 몹시 빠르게 말하며 작게 접은 편지지를 나에게 건넸다. 그리고 고판 쪽으로 돌아서서,
“야, 이봐, 고판, 자백해.”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테니스 코트에서 오에도 니혼바시를 불렀던 건 누구야?”
“몰라, 몰라.”라고 고판은 얼굴을 붉히며 필사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오에도 니혼바시라면 나도 알아.”라고 캇포레는 불평하듯 작은 소리로 말하며 식사를 시작했다.
“여러분, 편히 드세요.”라고 마아보는 웃으며 모두에게 고개를 숙이고 방을 나갔다. 무엇이 무엇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마아보에게 적당히 놀림당하는 것 같아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그렇게 내 손에는 한 통의 편지가 남겨졌다. 다른 사람의 편지 따위는 보고 싶지 않다. 하지만 마아보의 작은 자존심을 돌보기 위해 읽어봐야 한다. 귀찮은 일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식후에 몰래 읽어보았는데, 아니, 이것이 실로 훌륭한 글이었다. 연애편지라는 것일까,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저렇게 상식적이고 얌전한 니시와키 츠쿠시가 뒤에서 이런 어리석은 편지를 쓰다니, 실로 의외의 일이다. 어른이란 모두 이런 어리석고 달콤한 일면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어쨌든, 잠시 그 편지의 문면을 베껴 써보자. 세면실에서는 마지막 한 장의 아주 일부분만 읽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세 장의 편지지 전부를 건네받은 것이다. 이하는 그 위대한 편지의 전문이다.
「지나간 추억의 땅, 도장의 숲, 나는 창가에 기대어 조용히 인생의 새로운 한 페이지라고 할 만한 일들을 머릿속에 그리며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조용히 밀려오는 파도…… 그러나 먼바다에는 흰 파도가 격렬하게 포효하고 있다. 그리고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치기 때문에.」가 첫 문장이다. 아무 의미도 없지 않은가. 이러면 마아보도 당황할 것이다. 만엽집 이상으로 난해한 문장이다. 츠쿠시는 이 도장을 나와서 츠쿠시의 고향인 홋카이도의 병원에 갔는데, 그 병원은 아무래도 해변에 지어진 것 같다. 그것만은 알겠는데, 나머지는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모르겠다. 희귀한 문장이다. 조금 더 베껴 써보자. 문맥이 더욱 불가사의하게 이리저리 헤맨다.
「저녁 달이 파도에 잠길 때, 흑암이 밤을 덮칠 때, 하늘 저편에 내 영혼을 인도하는 별빛이 있으니, 세상은 변하고 쓰러져도 인생을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자! 남자다! 남자다! 남자다! 힘내서 나아가자. 나는 지금 여기에 당신을 여동생이라 부르고 싶다. 나에게는 지금 주어진 천분이라고 할까,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아아, 역시 연인이라 부르며 열애하는 것이 좋겠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 그리고 이쯤부터 문맥이 더욱 기괴하게 날뛰기 시작한다. 실로 성난 파도와 같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다, 물건이 아니다, 학문이며, 일의 근원이며, 매일 아침저녁으로 사랑해야 할 것은 과학이며,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함께 이 두 가지는 일체가 되어 나를 진심으로 열애해 줄 것이며, 나도 열애하고 있다. 아아 나는 여동생을 얻고, 연인을 얻으니, 아아 얼마나 행복할까. 여동생아, 내 오빠의 이 마음, 염원을 진심으로 이해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 여동생이라 생각하고, 앞으로도 편지를 보내고 싶다. 알아줄 것이다, 여동생아.
너무 딱딱한 문장이 되어 죄송했습니다. 게다가 신세를 진 당신에게 여동생이라고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이해해 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당신 나이쯤 되면 남녀 모두 여러 가지를 생각할 때지만, 너무 신경을 쓴다고 할까, 깊고 깊은 것을 생각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저도 속세를 떠납니다. 오늘은 좋은 날씨지만, 바람이 강합니다. 위대한 자연! 나는 울면서 놀리라!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 이 편지, 잘 음미하고, 반복해서 숙독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다, 마사코 짱, 힘내라, 나의 사랑스러운 여동생.
그럼 마지막으로 오빠로서 한마디.
서로 보지 못한 지 오래되었으니 요즘은 어떻게 잘 지내는지 궁금하구나, 내 누이.
마사코 님, 카즈오 오빠로부터.」
우선 대략적으로 말하면, 이것이 니시와키 카즈오로부터의 편지다. 자신의 이름에 '오빠'를 붙이는 것도 이상한 느낌이지만, 뭐 그건 제쳐두자. 이 편지에는 만엽가 하나를 제외하고는 무엇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한다. 흉내 내어 쓰려고 해도 도저히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파천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니시와키 카즈오라는 사람은 결코 미치광이가 아니다. 내성적이고 상냥한 사람이다. 그런 좋은 사람이 이렇게 엉망진창인 편지를 쓰다니, 정말 세상에는 신기한 일이 있는 법이다. 마아보가 '의미를 알려줘'라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런 편지를 받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명문이라고 해야 할까, 마문이라고 해야 할까, 그 위대한 글을 베껴 쓰다 보니 묘하게 손목이 뻐근해지고 글씨를 제대로 쓸 수 없게 되었다. 이만 실례하겠다. 다시 찾아오기로 하겠다.
10월 5일
그저께는 츠쿠시 님의 명문에 압도되어 펜이 떨려 글씨를 쓸 수 없게 되어, 용두사미의 편지가 되어버린 것을 사과드립니다. 그날 저녁 식사 후에 그 편지를 읽고 멍하니 있는데, 마아보가 복도 창문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고는 “읽었어?”라고 말하는 듯한 무언의 눈빛을 보냈습니다. 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답했습니다. 그러자 마아보도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아무래도 그 편지를 몹시 신경 쓰고 있는 모양입니다. 니시와키 씨도 죄 많은 사람이라고, 그때 저는 묘한 의분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아보가 견딜 수 없이 가련하게 느껴졌습니다. 고백하자면, 그때 이후로 다시 마아보에게 신선한 매력을 느끼게 된 것입니다. 둔감한 남자가 아니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가을은 좋지 않습니다. 과연, 가을은 슬픈 것입니다. 웃어서는 안 됩니다. 진지한 것입니다.
모두 이야기하겠습니다. 그 대청소 다음 날, 마아보가 아침 8시에 세숫대야를 안고 불쑥 방 문간에 나타나, 웃음을 참는 듯한 표정으로 곧장 저에게 왔습니다. 이렇게 빨리 마아보가 제 차례로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기에, 무의식적으로 “잘됐네”라고 작은 목소리로 말해버렸습니다. 기뻤던 것입니다.
“대충 말하고 있어.” 마아보는 귀찮다는 듯이 말하며, 재빨리 저의 마찰을 시작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타케 씨 차례였어요. 타케 씨에게 다른 용무가 생겨서 제가 대신한 거예요. 나빠요?” 몹시 담담한 어조였습니다. 저는 그것이 조금 불만스러워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했습니다. 마아보도 침묵했습니다. 점차 숨 막히고 답답해졌습니다. 이 도장에 처음 왔을 때, 마아보의 마찰 시간에는 묘하게 긴장해서 몸이 안 좋았는데, 그 긴장감이 다시 되살아나서 도저히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마찰이 끝났습니다.
“고마워.” 저는 잠꼬대 같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편지, 돌려줘!” 마아보는 작은 목소리로, 그러나 날카롭게 속삭였습니다.
“베개맡 서랍에 있어.” 저는 천장을 보고 누운 채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습니다. 분명히 불쾌했습니다.
“됐어, 점심 식사 끝나면 세면대에 잠깐 와줄래? 그때 돌려줘.”
그렇게 말하고는, 저의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재빨리 돌아갔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쌀쌀맞았습니다. 제가 조금 친절하게 대하면 금세 그렇게 퉁명스러워집니다. 좋습니다, 그렇다면 저에게도 생각이 있습니다. 마음껏, 호되게 혼내주겠다고 저는 결심하고, 점심 휴식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점심 식사는 타케 씨가 가져왔습니다. 밥상 한구석에 대나무 공예 작은 인형이 놓여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 타케 씨에게, 이건? 하고 눈으로 묻자, 타케 씨는 얼굴을 찌푸리며 격렬하게 고개를 저으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는 듯한 몸짓을 했습니다. 저는 시무룩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정말로, 불가사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