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지은이 太宰治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살짝 콧물을 들이마시며 곁눈질로 흘긋 보았다. 맙소사, 그는 울고 있었다. 나는 놀랐다. 늘 웃는 그가 이렇게 울다니. 어제 너에게 썼듯이, 잘 웃는 사람은 잘 우는 법이라고 말했지만, 설마 이렇게 허무하게 눈앞에서 실현될 줄은 몰랐다. 오히려 이쪽이 맥이 빠진다.
“츠쿠시가 퇴장한대지?” 나는 놀리듯이 말했다. 사실 그런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무슨 사정으로 츠쿠시는 홋카이도 고향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놀리지 마.”
그는 휙 일어서서, 아직 마찰도 끝나지 않았는데 양푼을 안고 방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솔직히 말하면 내 가슴은 조금 설렜다. 설마 나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니, 자만해도 생각할 수 없지만, 그렇게 쾌활한 그가 남자 앞에서 의미심장하게 울고, 화내며 떠나는 것은 어쩌면 중대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조금 자만이 고개를 내밀고, 아까의 경멸감은 날아가 버려, 그가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무심코 소리치고 싶은 마음에 침대 위에서 양팔을 크게 휘둘렀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의 눈물의 이유는 곧 알게 되었다. 옆방 에치고지시의 마찰을 하던 킨토토가 아무렇지도 않게 가르쳐 주었다.
“혼났어. 너무 신나서 떠들어서, 어젯밤에 타케 씨한테 들었어.”
타케 씨는 조수 조장이다. 꾸짖을 권리가 있을 것이다. 이걸로 모든 것을 알았다. 아무것도 아니었다. 분명하게 이해했다. 뭐야, 조장에게 꾸중을 듣고 고민하다니, 그런 일로 고민하다니, 부끄럽다. 자신의 가련한 자만심을, 킨토토에게도 에치고지시에게도 간파당해 비웃음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아무리 새로운 남자라도 이때만큼은 할 말을 잃었다. 정말로, 모든 것을 알았다. 나는 그를 깨끗하게 포기할 생각이다. 새로운 남자는 결단력이 좋은 법이다. 미련 같은 감정은 새로운 남자에게는 없다. 이제부터 그를 완전히 무시할 생각이다. 저것은 고양이다. 정말로 아무래도 좋은 여자다. 아하하하하, 하고 혼자 웃고 싶은 기분이었다.
점심이 되자, 타케 씨가 밥상을 가져왔다. 평소에는 재빨리 돌아가지만, 오늘은 밥상을 침대 옆 작은 상에 놓고, 몸을 쭉 펴서 창밖을 바라보고, 몇 걸음 창 쪽으로 다가가, 창틀에 양손을 얹고, 나에게 등을 돌린 채 말없이 서 있다. 정원의 연못을 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나는 침대에 걸터앉아, 곧바로 식사를 시작했다. 새로운 남자는 반찬에 불평하지 않는다. 오늘 반찬은 눈볼대와 호박 조림이다. 눈볼대는 머리부터 바삭바삭 먹는다. 잘 씹고, 잘 씹고, 전부를 영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히바리.”라고 소리 없는, 숨결만의 말로 속삭여져, 얼굴을 들자, 타케 씨는 어느새 양손을 뒤로하고 창에 기대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특징적인 미소를 띠고, 역시 숨결만 같은 지극히 낮은 목소리로, “마아보가 울었다고?”
“응.” 나는 보통 목소리로 대답했다. “고민이 있다고 했어.” 잘 씹고, 잘 씹어서, 깨끗한 혈액을 만드는 것이다.
“야하다.” 타케 씨는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내가 알 바 아니야.” 새로운 남자는 깔끔하다. 여자의 번잡함에는 흥미가 없는 것이다.
“우리, 마음이 쓰여.”라고 말하며, 씩 웃었다. 얼굴이 빨갛다.
나는 조금 당황했다. 밥을 덜 씹은 채로 삼켜 버렸다.
“많이 먹어라.” 하고 낮고 빠르게 말하며 내 앞을 지나 방에서 나갔다.
내 입은 저절로 삐죽거렸다. 뭐야, 몸집은 크면서 칠칠치 못하네. 왠지 그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조장 아니던가. 남을 꾸짖고 마음 졸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씁쓸하게 생각했다. 타케 씨도 더 정신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 번째 밥을 푸고 이번에는 내가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밥통의 밥이 터무니없이 많은 것이다. 평소에는 가볍게 세 그릇을 푸면 딱 없어질 텐데, 오늘은 세 그릇을 퍼도 아직 한 그릇 분량이 그 작은 밥통 바닥에 남아 있는 것이다. 조금 곤란했다. 나는 이런 종류의 친절은 좋아하지 않는다. 친절의 형식이 또 맛있다고도 느끼지 않는다. 맛없는 밥은 피도 살도 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헛된 일이다. 에치고 사자의 흉내를 내어 말하자면, “타케 씨의 어머니는 몹시 구식인 사람임에 틀림없다.”
나는 평소처럼 가볍게 세 그릇만 먹고, 남은 한 그릇 분량은 그대로 밥통에 남겨 두었다. 잠시 후 타케 씨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 떼는 얼굴로 밥상을 치우러 왔을 때, 나는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밥을 남겼어.”
타케 씨는 나를 전혀 보지 않고 밥통 뚜껑을 살짝 열어 보더니,
“얄미운 아이!” 하고 거의 나도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 밥상을 들어 올리며, 다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시치미 떼는 얼굴로 방에서 나갔다.
타케 씨의 ‘음란하다’는 말은 그녀의 말버릇처럼 되어 있었다. 특별한 의미는 없는 듯했지만, 나는 여자에게 ‘음란하다’는 말을 들으면 어쩐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사실 싫었다. 이전의 나라면 타케 씨를 한 대 때렸을 것이다. 왜 내가 ‘음란하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가. 음란한 건 네가 아닌가. 옛날에 여종이 총애하는 도제에게 몰래 밥을 쑤셔 넣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참으로 무지하고 음란한 애정이다. 너무나 비참해서 비웃어서는 안 된다. 나에게는 새로운 남자로서의 긍지가 있다. 밥이라는 것은 비록 양이 부족해도 밝은 마음으로 잘 씹어 먹으면 충분한 영양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타케 씨는 좀 더 제대로 된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여자는 안 된다. 평소 그렇게 영리한 듯 시원하게 행동하는 만큼,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했을 때는 더욱 두드러져서 한심해진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타케 씨는 좀 더 제대로 해야 한다. 만약 마아보라면 어떤 실수를 해도 오히려 귀엽고 애처로움이 더해지는 경우도 있겠지만, 훌륭한 여자의 실수는 곤란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점심 식사 후 휴식을 이용하여 글을 쓰고 있는데, 갑자기 복도의 확성기가 울려 퍼졌다. “신관의 모든 학원생은 즉시 신관 발코니로 집합하라”는 명령이 전달되었다.
편지지를 치우고 2층 발코니로 가보니, 어젯밤 심야에 구관의 나루사와 이토코라는 젊은 여학원생이 사망하여, 지금 침묵의 퇴장을 하는 것을 모두가 배웅한다는 것이었다. 신관의 남자 학원생 스물세 명, 그리고 신관 별관의 여자 학원생 여섯 명이 긴장된 표정으로 발코니에 4열 횡대 형태로 줄을 서서 출관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 흰 천에 싸인 나루사와 씨의 관이 가을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며, 가까운 친척들에게 둘러싸여 구관을 나와 소나무 숲 속의 좁은 비탈길을 아스팔트 현도 쪽으로 천천히 내려갔다. 나루사와 씨의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걸어가면서 손수건으로 눈을 가리고 우는 것이 보였다. 흰옷을 입은 지도원과 조교 일행도 도중에 고개를 숙이고 따라갔다.
그것을 보고 나는 생각했다. 인간은 죽음으로써 완성된다. 살아있는 동안은 모두 미완성이다. 벌레나 작은 새는 살아 움직이는 동안은 완벽하지만, 죽는 순간 그저 시체가 되어버린다. 완성도 미완성도 없이 그저 무로 돌아간다. 인간은 그것에 비하면 정반대다. 인간은 죽고 나서 가장 인간다워진다는 역설이 성립하는 것 같다. 나루사와 씨는 병과 싸우다 죽었고, 그리고 아름다운 순백의 천에 싸여 소나무 가로수 사이로 보였다 사라지며 비탈길을 내려가는 지금, 그녀의 젊은 영혼은 가장 엄숙하게, 가장 명확하게, 가장 웅변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결코 나루사와 씨를 잊을 수 없다. 나는 빛나는 흰 천을 향해 솔직하게 합장했다.
하지만 자네, 오해하지 말게. 내가 죽음을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서 결코 사람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거나 되는대로 다루는 것이 아니며, 그 감상적이고 무기력한 ‘죽음의 찬미자’도 아니네. 우리는 죽음과 종이 한 장 차이로 이웃해 살고 있으므로 더 이상 죽음에 대해 놀라지 않을 뿐이네. 이 한 가지 점을 부디 잊지 말아 주게. 나의 지금까지의 편지를 보고 자네는 분명 이 일본의 비분과 반성과 우울의 시기에 나의 주변 공기만이 너무나 낙관적이고 밝은 것을 불경하게 느꼈을 것이네. 그것은 무리가 아니네. 하지만 나도 바보는 아니네.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저 웃으며 지내는 것이 아니네. 그것은 당연한 일이네. 매일 밤 여덟 시 반 보고 시간에는 여러 가지 소식을 듣게 되네. 말없이 담요를 뒤집어쓰고 자도 잠 못 이루는 밤이 있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당연한 것을 자네에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네. 우리는 결핵 환자네. 오늘 밤에도 갑자기 객혈하여 나루사와 씨처럼 될지도 모르는 사람들뿐이네. 우리들의 웃음은 그 판도라의 상자 한구석에 굴러다니던 작은 돌멩이에서 비롯된 것이네. 죽음과 이웃해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생사의 문제보다 한 송이 꽃의 미소가 마음에 스며드는 법이네. 우리는 지금 이른바 희미한 꽃향기에 이끌려 무엇인지 모를 커다란 배에 태워져 하늘의 물길을 따라 몸을 맡기고 나아가고 있네. 이 천의의 배가 어떤 섬에 도달할지 그것은 나도 모르네. 하지만 우리는 이 항해를 믿어야만 하네. 죽는가 사는가, 그것은 더 이상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열쇠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네. 죽은 자는 완성되고 산 자는 출항하는 배의 갑판에 서서 그에게 합장하네.배는 미끄러지듯 부두에서 멀어져 가네.
“죽음은 좋은 것이네.”
그것은 숙련된 항해자의 여유와도 닮은 것이 아닌가. 새로운 남자에게는 사생에 관한 감상은 없는 것이네.
9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