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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야

지은이 夏目漱石

세상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불에 덴 말이 밤낮없이 저택 주위를 날뛰고, 그것을 아시가루들이 쫓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나 집 안은 고요했다.

집에는 젊은 어머니와 세 살배기 아이가 있었다. 아버지는 어딘가로 가버렸다. 아버지가 나간 것은 달이 뜨지 않은 한밤중이었다. 마루 위에서 짚신을 신고 검은 두건을 쓴 채 부엌문으로 나갔다. 그때 어머니가 들고 있던 설등의 불빛이 어둠 속으로 가늘고 길게 뻗어 나가 울타리 앞의 낡은 노송나무를 비추었다.

그 이후로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매일 세 살배기 아이에게 "아버지는?" 하고 물었지만, 아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얼마 지나서 "저기"라고 대답하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언제 돌아오실까?" 하고 물어도 아이는 "저기"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때 어머니도 웃었다. 그리고 "곧 돌아오실 거야"라고 몇 번이나 가르쳤지만, 아이는 "곧"만 기억했다. 가끔 "아버지는 어디에 계셔?" 하고 물으면 "곧"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밤이 되면 주위가 조용해지는 가운데, 어머니는 허리띠를 다시 매고 상어가죽 칼집의 단도를 허리띠 사이에 꽂은 뒤, 아이를 가는 띠로 등에 업고 조용히 밖으로 나간다. 어머니는 항상 짚신을 신고 있었다. 아이는 그 짚신 소리를 들으며 어머니의 등에서 잠들기도 했다.

토담이 이어진 저택가를 서쪽으로 내려가 완만한 언덕을 다 내려가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보인다. 이 은행나무를 목표로 오른쪽으로 꺾어 한 정(町) 정도 안으로 들어가면 돌로 된 도리이가 있다. 한쪽은 논, 다른 한쪽은 조릿대가 무성하게 자란 길을 따라 도리이를 지나면 어두운 삼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다시 이십 칸(間) 정도 돌길을 따라가면 오래된 배전(拝殿) 계단 아래에 다다른다. 쥐색으로 씻겨 나간 헌금함 위에는 커다란 방울 줄이 매달려 있고, 낮에 보면 그 옆에는 ‘하치만궁’이라고 쓰인 액자가 걸려 있다. ‘하치(八)’ 자가 두 마리 비둘기가 마주 본 듯한 형태로 쓰여 있는 것이 흥미롭다. 그 외에도 다양한 액자들이 있었는데, 대부분은 집안 사람들이 활로 쏜 금적(金的)을 쏜 사람의 이름과 함께 걸어 놓은 것이었다. 가끔은 칼을 봉납한 것도 있었다.

도리이를 지나면 삼나무 꼭대기에서 늘 부엉이가 울었다. 그리고 찬밥 짚신 소리가 첨벙첨벙 울렸다. 그것이 배전 앞에서 멈추면, 어머니는 먼저 방울을 울리고, 그 후 곧바로 쪼그리고 앉아 박수를 쳤다. 이때 부엉이가 갑자기 울음을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어머니는 일심불란하게 남편의 무사를 빌었다. 남편이 사무라이였기 때문에, 활과 화살의 신인 하치만에게 이렇게 필사적으로 소원을 빌면 분명 들어줄 것이라고 믿었다.

아이는 이 방울 소리에 잠에서 깨어 주위를 둘러보면 칠흑같이 어두워서 갑자기 등에 업힌 채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그때 어머니는 입속으로 무언가를 기도하며 등을 흔들어 달래려 했다. 그러면 울음을 멈추기도 했고, 더욱 격렬하게 울부짖기도 했다. 어쨌든 어머니는 쉽게 일어설 수 없었다.

남편의 신상에 대한 기도를 마치자, 이번에는 가는 띠를 풀고 등에 업은 아이를 앞으로 돌려 양손에 안은 채 배전으로 올라간다. "착한 아이니까, 잠시만 기다려 줘"라고 말하며 자신의 뺨을 아이의 뺨에 비빈다. 그리고 가는 띠를 길게 늘여 아이를 묶고, 그 한쪽 끝을 배전 난간에 묶는다. 그러고 나서 계단을 내려와 스무 칸의 댓돌을 왕복하며 백 번 절을 한다.

배전에 묶인 아이는 어둠 속에서 가는 띠의 길이 허락하는 한 넓은 툇마루 위를 기어 다닌다. 그럴 때면 어머니에게는 매우 편안한 밤이었다. 하지만 묶인 아이가 울부짖으면 어머니는 안절부절못한다. 백 번 절을 하는 발걸음이 매우 빨라지고 숨이 가빠진다. 어쩔 수 없을 때는 중간에 배전으로 올라가 여러 가지로 마음을 달래고 나서 다시 백 번 절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여러 밤을 어머니가 마음 아파하고 밤잠을 설치며 걱정했던 아버지는 사실 진작에 낭인에게 살해당했던 것이다.

이런 슬픈 이야기를 꿈속에서 어머니에게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