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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야

지은이 夏目漱石

큰 배에 타고 있었다.

그 배는 밤낮으로 끊임없이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파도를 가르고 나아갔다. 그 소리는 엄청났지만,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파도 밑에서 불에 달군 쇠젓가락 같은 태양이 떠올라 돛대 바로 위까지 닿으면, 잠시 그곳에 머물러 있다가 어느새 배를 앞질러 먼저 나아가 버린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쏴 하는 소리를 내며 파도 밑으로 가라앉는다. 그때마다 멀리 바다가 소방목 색으로 끓어오르는 것을 보고, 배는 그 흔적을 쫓아가지만 결코 따라잡지는 못했다.

어느 날, 나는 배의 사내를 붙잡고 물었다. “이 배는 서쪽으로 가는 겁니까?”

사내는 의아한 얼굴로 한동안 나를 바라본 후, “왜요?” 하고 되물었다.

“지는 해를 쫓아가는 것 같아서요.”라고 대답하자, 사내는 껄껄 웃으며 저편으로 가 버렸다.

“서쪽으로 가는 해의 끝은 동쪽인가. 그것이 사실인가. 동쪽에서 뜨는 해의 고향은 서쪽인가. 그것도 사실인가. 몸은 파도 위, 베개. 흘려보내라 흘려보내라.” 하고 흥얼거리고 있다. 뱃머리에 가 보니, 뱃사람들이 모여 굵은 돛줄을 당기고 있었다.

나는 불안해졌다. 언제 육지에 닿을지 알 수 없다.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른다. 그저 검은 연기를 뿜으며 파도를 가르고 나아갈 뿐이라는 사실만은 확실했다. 그 파도는 너무나 넓고 끝없이 푸르게 보였다. 때로는 보라색으로도 변했다. 다만, 배 주위만은 언제나 새하얗게 거품을 뿜고 있었다. 나는 점점 더 불안해져서 이런 배에 있는 것보다 차라리 몸을 던져 죽어버릴까 하고 생각했다.

승객은 많았지만, 대부분 이국인들 같았다. 여러 가지 얼굴이 있었다. 하늘이 흐려지고 배가 흔들릴 때, 한 여인이 난간에 기대어 자꾸만 울고 있었다. 그녀가 쓰는 손수건은 희게 보였지만, 몸에는 사라사 같은 서양 옷을 입고 있었다. 이 여인을 보았을 때, 슬픈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느 날 밤, 갑판에 나와 혼자 별을 바라보고 있는데, 한 이인이 다가와 천문학을 아느냐고 물었다. 나는 시시한 마음에서 죽고 싶었으므로, 천문학 따위 알 필요가 없었다. 묵묵히 있자, 그 이인은 금우궁 꼭대기에 있는 일곱 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별도 바다도 모두 신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신을 믿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묵묵히 있었다.

어느 때, 살롱에 들어가자,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젊은 여인이 등을 돌리고 양금을 치고 있었다. 그 옆에는 키가 크고 훌륭한 남자가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의 입은 매우 커 보였지만, 두 사람은 서로 외의 일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양이었다. 마치 배에 타고 있다는 것조차 잊고 있는 듯했다.

나는 점점 더 시시해져서, 마침내 죽기로 결심했다. 어느 날 밤, 사람이 없는 때를 틈타, 과감히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발이 갑판을 떠나고, 배와의 인연이 끊어진 순간, 갑자기 목숨이 아까워졌다. 마음속 깊이, 그만둘 걸 그랬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늦었다. 나는 싫어도 바닷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배는 높게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몸은 배를 떠났지만, 발은 물에 닿지 않았다. 그러나 잡을 것이 없었으므로, 점차 물에 가까워져 갔다. 아무리 발을 움츠려도, 다가오는 물의 색은 검었다.

그중, 배는 언제나처럼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지나가 버렸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배라도, 역시 타고 있는 편이 나았다고 처음으로 깨달으면서, 그 깨달음을 살릴 수도 없이, 무한한 후회와 공포를 안고 검은 파도 쪽으로 조용히 떨어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