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적는사람
23년 전 「첫 비」 이후 다른 세계의 기억을 안고 깨어난 「건너온 이」 3천 명이 이 세계를 소설이라 부르며 앞일을 맞힌다. 등록소의 거울 시험을 통과한 1급은 연금과 작위를 받고, 토박이 「붙박이」는 그들의 하인이 된다. 몰락 남작가 셋째 이렌 보르는 건너온 이 상단주의 하녀로 10년 동안 손님들이 떠드는 「원작」을 받아 적었다. 해고된 날 동생의 약값과 교수대 사이에서 그녀는 공책 서른한 권을 들고 거울 앞에 선다. 책은 한 줄도 읽지 않았다. 대신 서른한 명의 목소리를 외웠다. 1급 등록, 배정지는 「3권 겨울에 죽는 황태자」 카시안의 조언역. 그는 이렌의 말끝이 늘 「~대요」로 끝난다는 걸 알아챈다. 들키면 교수형, 틀리면 황태자가 죽는다. 그리고 아무도 끝까지 읽지 못한 그 책보다 먼저 쓰인 책의 낱장이, 금화와 함께 가난한 이들의 문 밑으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남의 말로만 살아온 하녀가 아무도 끝을 모르는 이야기의 뒷장을 사람의 손으로 바꿔 가는 궁정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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