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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륜의 기둥

作 미야자와 겐지 · 2026-10-03

목장 뒤편에는 완만한 언덕이 펼쳐져 있었다. 시커멓고 평평한 언덕 꼭대기는 북쪽 큰곰자리 아래에서 여느 때보다 낮게, 희미하게 이어져 보였다.

조반니는 이슬에 젖은 작은 숲길을 쉬지 않고 올라갔다. 캄캄한 풀숲과 갖가지 모양으로 보이는 덤불 사이로, 오솔길 한 줄기만이 하얀 빛을 받아 환했다.

풀숲에는 파랗게 빛나는 작은 벌레도 있었다. 어떤 잎사귀는 속이 비쳐 보일 만큼 파랗게 빛났다. 조반니는 그것이 아까 아이들이 들고 가던 하눌타리 등 같다고 생각했다.

시커먼 소나무와 졸참나무 숲을 지나자 갑자기 하늘이 탁 트였다. 은하수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흘러가는 것이 보였고, 언덕 꼭대기에 선 천기륜의 기둥도 또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주위에는 온통 초롱꽃과 들국화가 꿈속에서 향기를 피워 올리듯 피어 있었다. 새 한 마리가 울며 언덕 위를 지나갔다.

천기륜의 기둥 아래에 이르자, 조반니는 쿵쿵 뛰는 몸을 차가운 풀 위에 털썩 내던졌다.

마을 불빛은 어둠 속에서 바닷속 궁전처럼 켜져 있었다.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휘파람 소리, 희미한 외침이 멀리서 들려왔다.

바람이 먼 곳에서 울었다. 언덕의 풀도 조용히 흔들렸다. 땀에 젖은 조반니의 셔츠가 서늘하게 식어 갔다.

들판 쪽에서 기차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열차의 창문들이 한 줄로 조그맣게, 붉게 보였다.

저 안에서는 수많은 여행객이 사과를 깎거나 웃거나 하며 저마다 시간을 보내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조반니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슬퍼져서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바라보아도, 낮에 선생님이 말한 것처럼 텅 비고 차가운 곳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보면 볼수록 작은 숲이나 목장, 들판처럼 느껴졌다.

그때 조반니는 보았다. 거문고자리의 푸른 별이 셋으로, 넷으로 늘어나며 반짝반짝 깜빡였다. 별의 다리가 몇 번이고 나왔다 들어갔다 하더니, 마침내 버섯처럼 길게 늘어났다.

바로 발아래 마을도 흐릿한 별들이 잔뜩 모여 있는 무리처럼, 혹은 하나의 커다란 연기처럼 보이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