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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판돈은 귀환법

作 自由 · 2026-10-27

5화 판돈은 귀환법

옆의 목수는 대놓고 코웃음을 쳤다.

“톱니 하나 깎는 데만 반나절이야.”

“그래서 세 개만 새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나는 방앗간 옆에 버려진 마차 축을 가리켰다.

오래 말린 참나무였다.

겉은 썩었지만 중심은 단단했다.

“저것과 톱, 끌, 망치, 밧줄을 빌려 주세요. 짐승 기름과 난로의 검댕도 필요합니다.”

방앗간 주인은 미심쩍은 얼굴로 도구를 내줬다.

나는 먼저 밧줄을 주축에 감았다.

[직업 선택: 기계공 A]

도르래 두 개를 엇갈려 걸자 아이 혼자 잡아당겨도 톱니바퀴의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아이, 이 줄을 잡아 줄래?”

“제가 해도 돼요?”

“네가 놓으면 내 손이 톱니 사이에 끼어.”

아이는 놀라서 밧줄을 두 손으로 꽉 잡았다.

“절대 안 놓을게요.”

“그렇게까지 긴장할 필요는 없고.”

나는 부러진 톱니 주변을 사선으로 잘라 냈다.

톱니를 하나씩 새로 깎는 대신, 세 개가 붙은 부채꼴 부품을 통째로 끼우는 방식이었다.

목수 A의 손은 망설이지 않았다.

톱이 나무의 결을 따라 미끄러졌고, 끌을 세 번 칠 때마다 정확한 깊이의 홈이 생겼다.

마차 축의 썩은 겉면을 벗기자 짙은 갈색 속살이 드러났다.

그것을 홈보다 손톱 하나만큼 크게 깎았다.

물기를 먹으면 팽창해 더 단단히 맞물릴 크기였다.

“정말 톱니 모양이 됐어요.”

아이가 신기한 듯 말했다.

“아직 절반이야.”

나무 부품만 끼우면 같은 충격에 다시 빠진다.

나는 밀려난 쇠테를 살폈다.

[직업 선택: 대장장이 A]

쇠테의 휜 방향과 두께가 느껴졌다.

난로에서 달군 쇠막대를 쇠테 안쪽에 대고 망치로 두드렸다.

깡! 깡! 깡!

불꽃이 튈 때마다 쇠테가 원래 자리로 조금씩 돌아왔다.

힘으로 두드리는 것이 아니었다.

쇠가 움직이고 싶어 하는 방향을 찾아 밀어 주는 작업이었다.

구경하던 마을 대장장이의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그 각도를 어떻게 한 번에….”

나는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부채꼴 톱니를 홈에 박고, 쇠테를 그 위로 밀어 고정했다.

마지막으로 짐승 기름에 검댕과 고운 나무 재를 섞었다.

[직업 선택: 연금술사 A]

기름만 바르면 물에 금방 씻겨 나간다.

검댕은 마찰을 줄이고, 재는 걸쭉함을 유지했다.

급하게 만든 윤활제였지만 며칠은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축과 톱니 사이에 검은 기름을 얇게 발랐다.

“줄을 조금씩 풀어.”

아이가 조심스럽게 밧줄을 놓았다.

큰 톱니와 작은 톱니가 맞물렸다.

나는 수문을 열기 전에 손바닥을 수차 쪽으로 향했다.

[직업 선택: 마법사 A]

약한 바람이 수차의 날개를 밀었다.

끼이익.

수차가 천천히 한 바퀴 돌았다.

새로 만든 톱니가 작은 톱니를 밀고 지나갔다.

걸리는 소리는 없었다.

두 바퀴.

세 바퀴.

문제없었다.

“수문을 여세요.”

방앗간 주인이 급히 빗장을 뽑았다.

쏴아아!

막혀 있던 물이 수차를 때렸다.

커다란 나무바퀴가 힘차게 돌기 시작했다.

방앗간 안에서 맷돌이 웅웅 울었다.

잠시 뒤 배출구로 하얀 밀가루가 쏟아졌다.

모여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방앗간 주인은 밀가루를 두 손으로 받아 보고는 내 손에 은화 세 닢을 올려놓았다.

“정말 삼십 분도 안 걸렸군.”

“쇠테는 임시로 잡은 겁니다. 사흘 안에 대장장이에게 새 고정못을 만들어 달라고 하세요.”

“그것까지 알겠네.”

그는 은화와 함께 갓 구운 검은빵 한 덩이를 아이에게 건넸다.

아이는 빵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이것도 받아도 돼요?”

“네가 밧줄을 잡았잖아. 네 몫이야.”

아이는 빵을 품에 꼭 안았다.

은화 세 닢.

목수, 기계공, 대장장이, 연금술사, 마법사.

한 직업만 있었다면 반나절 넘게 걸렸을 일을 여러 직업의 장점만 이어 붙여 끝냈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돈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은 거창한 마물을 잡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일을, 가장 알맞은 직업으로 빠르게 해결하는 것.

그걸로 충분했다.

우리는 황금 이삭 여관으로 돌아갔다.

은화 한 닢을 내자 여관주인은 아까와 달리 웃으며 열쇠를 건넸다.

방에는 침대가 두 개 있었다.

아이는 문 앞에서 한참 동안 안을 바라봤다.

“왜 안 들어가?”

“제가 침대에서 자도 되나 해서요.”

“돈을 냈으니까 둘 다 우리 거야.”

아이는 가장 안쪽의 작은 침대를 손끝으로 눌러 봤다.

푹신한 이불이 들어갔다가 천천히 올라왔다.

그것만으로도 아이의 눈이 조금 커졌다.

짐이라고 할 것도 없는 물통과 검을 방에 두고 1층 술집으로 내려갔다.

고기 스튜 냄새가 배를 자극했다.

아이와 나는 구석 자리에 앉아 그릇을 비웠다.

빵을 스튜에 적셔 먹던 아이의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천천히 먹어. 아무도 안 뺏어.”

아이의 손이 멈췄다.

그러고는 정말 천천히 빵을 씹기 시작했다.

술집은 곧 마을 사람들로 가득 찼다.

수차를 고친 이야기가 벌써 퍼졌는지 몇몇 사람이 내 쪽을 보며 수군거렸다.

나는 고개를 숙인 채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다.

성국.

노예상.

이방인.

귀환.

그중 하나라도 들리면 놓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방인 냄새가 나는군.”

바로 옆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술잔을 세 개나 늘어놓은 남자가 나를 보고 있었다.

붉어진 코, 덥수룩한 갈색 수염, 군데군데 기운 초록색 외투.

눈은 술에 풀려 있었지만 손가락은 탁자 위의 카드 한 장을 쉬지 않고 돌리고 있었다.

“도렌, 또 손님에게 시비 걸면 오늘은 진짜 쫓아낸다.”

여관주인이 소리쳤다.

남자, 도렌은 손을 흔들었다.

“시비가 아니라 환영 인사야.”

나는 그를 무시하려 했다.

도렌이 카드로 탁자를 두드리며 말했다.

“자네도 쇠로 된 마차가 말 없이 달리는 나라에서 왔나?”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쳤다.

내 손에서 난 소리였다.

도렌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늘을 나는 쇳덩이도 있다던데. 손바닥만 한 유리판으로 멀리 있는 사람과 이야기도 하고.”

비행기.

휴대전화.

이 세계 사람이 상상으로 맞히기에는 지나치게 구체적이었다.

나는 도렌의 맞은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었지?”

“요즘 이상한 곳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거든.”

도렌은 술잔을 기울였다.

“어느 왕국 출신인지 묻는데 왕국 이름도 모르고, 동화와 은화도 구분 못 해. 밤마다 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울지.”

“그 사람들이 어디 있지?”

“남아 있는 사람도 있고, 죽은 사람도 있고.”

도렌의 흐릿하던 눈이 잠깐 선명해졌다.

“돌아가는 방법을 알아낸 사람도 있었지. 적어도 내 눈앞에서 문을 열었어.”

심장이 세게 뛰었다.

나는 의자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방법을 안다는 뜻인가?”

“귀환문이 열리는 장소와 필요한 조건을 알아.”

“얼마면 돼?”

정보에 돈을 내는 것은 아깝지 않았다.

방앗간 같은 일을 몇 번 더 하면 된다.

도렌은 내 허리의 돈주머니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은화 몇 닢으로 살 만한 정보는 아니야.”

“그럼 뭘 원하지?”

도렌이 손가락 사이의 카드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네 가지 문양과 숫자가 그려진 카드였다.

내가 알던 것과 모양은 조금 달랐지만 구조는 같았다.

“포커.”

그 단어만은 정확한 발음이었다.

“오늘 밤 이 여관 뒷방에서 큰 판이 열리지. 상인과 용병대장, 방앗간 주인까지 돈을 올렸어. 판돈은 금화 두 닢.”

도렌이 내 앞에 카드를 밀었다.

“참가비는 은화 두 닢. 자네가 나보다 오래 살아남으면 귀환에 관한 정보를 공짜로 주지. 마지막까지 이기면 금화도 자네 거고.”

“내가 먼저 떨어지면?”

“은화도 잃고, 정보도 못 듣는 거지.”

하룻밤 묵을 방값과 저녁값을 내고 남은 전 재산이 정확히 은화 두 닢이었다.

아이는 내 소매를 잡았다.

“저 사람, 많이 취했어요.”

“보이는 것만큼 취하지는 않았어.”

도렌의 혀는 꼬였지만 카드를 돌리는 손은 한 번도 실수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내가 가진 돈을 확인하고 접근했다.

술 취한 떠돌이가 아니라 사람을 판으로 끌어들이는 도박꾼이었다.

“하지 말까요?”

아이가 물었다.

나는 아이를 바라봤다.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문자유가 정해요. 제 이름을 제가 정해도 된다고 했잖아요.”

“다 잃으면 내일 아침은 검은빵뿐이야.”

아이는 품에 안고 있던 빵을 내려다봤다.

“반씩 먹으면 돼요.”

나는 웃고 말았다.

“그래도 다 잃을 생각은 없어.”

잠시 뒤 도렌이 우리를 여관 뒷방으로 안내했다.

작은 방 한가운데 둥근 탁자가 놓여 있었다.

탁자에는 이미 네 사람이 앉아 있었다.

손가락마다 반지를 낀 상인, 한쪽 눈에 흉터가 있는 용병, 방앗간 주인, 얼굴을 두건으로 가린 여자.

그들의 앞에는 은화와 금화가 작은 탑처럼 쌓여 있었다.

술집의 떠들썩한 소리는 두꺼운 문이 닫히자 멀어졌다.

도렌이 아까와 전혀 다른 걸음으로 자기 자리에 앉았다.

비틀거림도, 풀린 눈도 없었다.

“새 손님이다.”

그가 나를 소개했다.

“오늘 방앗간을 살린 만능 재주꾼이지.”

나는 남은 은화 두 닢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짤랑.

방값을 내고 남은 전 재산이었다.

딜러가 은화를 가져가고 내 앞에 작은 나무 패들을 놓았다.

“규칙은 아나?”

“조금.”

거짓말이었다.

원래 세계에서도 포커를 제대로 해 본 적은 없었다.

친구들과 휴대전화 게임으로 몇 판 해 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직업 선택: 도박꾼 A]

직업이 바뀌는 순간 방 안의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다.

상인의 손가락이 돈을 만지는 순서.

용병이 좋은 패를 기다릴 때마다 느려지는 호흡.

두건 쓴 여자가 무의식적으로 확인하는 카드 모서리.

수백 번 섞인 카드의 미세한 휨과 뒷면의 흠집까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도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취한 기색도, 긴장도, 기대도 없었다.

내가 읽으려 할수록 그는 평범한 술꾼처럼 웃기만 했다.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딜러가 카드를 섞었다.

촤라락.

카드가 부드럽게 탁자 위를 미끄러졌다.

한 장.

그리고 또 한 장.

귀환법과 남은 전 재산이 걸린 첫 패가 내 앞에 도착했다.

포커판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