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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목줄을 끊다

by Jayu · 2026-10-27

3화 목줄을 끊다

철사 침 끝이 붉은 문양에 닿았다.

파직!

손가락을 타고 뜨거운 충격이 올라왔다.

본능적으로 손을 떼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서 손을 떼면 아이의 심장이 멈춘다.

나는 이를 악물고 철사 침을 더 깊이 밀어 넣었다.

[직업 선택: 마도공학자 A]

목걸이 안쪽에 겹쳐진 회로가 다시 보였다.

아이의 심장 박동을 감시하는 회로.

명령을 거부하면 고통을 일으키는 회로.

주인장치에서 마력이 끊기면 생명력을 빼앗는 회로.

그리고 목걸이를 억지로 부수는 순간, 심장을 멈추게 만드는 마지막 회로.

하나라도 순서를 틀리면 끝이었다.

“아이.”

나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게 힘을 주었다.

“지금부터 조금 아플 거야.”

아이의 푸른 입술이 희미하게 움직였다.

“괜찮아요.”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숨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얕았고, 목걸이의 붉은 빛은 아이의 심장 박동에 맞춰 위태롭게 깜빡였다.

그래도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가… 풀어 준다고 했잖아요.”

“아저씨 아니라니까.”

이번에도 그렇게 대답했다.

그러자 아이의 입가에 아주 작은 웃음이 생겼다.

그 웃음이 사라지게 둘 수는 없었다.

나는 검은 수정구를 목걸이에 바짝 붙였다.

[직업 선택: 신관 A]

붉은 문양 사이에 섞여 있던 은빛 선이 드러났다.

성력이었다.

신성하고 따뜻한 힘을 상상했지만, 목걸이에 새겨진 성력은 차가웠다. 사람을 살리기 위한 힘이 아니라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게 만드는 낙인이었다.

신관 A의 지식이 그 낙인의 구조를 읽었다.

하지만 지울 수는 없었다.

성기사 S급이 직접 새긴 흔적이었다.

지금의 내가 정면으로 건드리면 성력의 반동이 아이의 몸으로 흘러간다.

그렇다면 지우지 않는다.

문을 열 수 없다면 열쇠를 훔쳐 쓰면 된다.

나는 검은 수정구에 남아 있는 성기사의 성력을 끌어냈다.

수정구와 목걸이 사이에 붉은 실이 이어졌다.

[성국식 속박 주인장치가 확인되었습니다.]

[주인 권한을 일시적으로 대행합니다.]

수정구에 남은 성력은 주인 권한을 증명하는 표식일 뿐이었다. 목걸이를 유지할 동력은 내 마력으로 보충해야 했다.

[주의: 권한 대행을 유지하는 동안 마력이 지속적으로 소모됩니다.]

머릿속이 순간적으로 텅 비었다.

무언가가 내 몸 안의 힘을 한꺼번에 빨아들이고 있었다.

마력.

마력을 다루는 법은커녕 느껴 본 적조차 없었다. 하지만 내 몸 안에 존재하는 것만은 분명했다.

목걸이는 내가 다루지도 못하는 그 힘을 강제로 끌어내고 있었다.

이 세계에 온 뒤 제대로 느껴 본 적도 없는 힘이 손바닥을 통해 쏟아져 나갔다.

시야가 어두워졌다.

그래도 수정구를 놓지 않았다.

“열어.”

나는 수정구에 명령했다.

붉은 실이 팽팽해졌다.

목걸이의 문양이 한꺼번에 빛났다.

아이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읏!”

“조금만 버텨!”

[직업 선택: 마법사 A]

폭주하려는 마력의 흐름을 붙잡았다.

한쪽에서는 수정구가 목걸이를 열라는 명령을 밀어 넣었다. 다른 쪽에서는 목걸이가 아이의 생명력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두 힘이 서로 엉켜 있었다.

나는 마력을 아주 가는 실처럼 나누었다.

한 줄은 아이의 심장으로 이어진 회로를 감쌌다.

한 줄은 고통을 일으키는 회로를 눌렀다.

마지막 한 줄은 목걸이 뒤쪽의 잠금장치로 밀어 넣었다.

손끝이 떨렸다.

콧속에서 뜨거운 것이 흘렀다.

피였다.

[마력 소모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집중력이 한계에 가까워집니다.]

경고창이 시야를 가렸다.

나는 눈을 찡그리고 목걸이만 바라봤다.

마도공학자는 구조를 읽는다.

신관은 성력의 낙인을 구분한다.

마법사는 흐름을 붙잡는다.

이제 남은 것은 하나였다.

[직업 선택: 해체공 A]

나는 가늘게 갈아 둔 화살촉을 집어 들었다.

철사 침으로 붉은 문양을 누른 채, 화살촉을 목걸이 뒤쪽의 틈에 끼웠다.

손이 두 개뿐이라는 사실이 원망스러웠다.

수정구를 놓을 수도 없었다.

나는 무릎으로 수정구를 바닥에 눌러 목걸이와 맞댔다. 왼손으로 철사 침을 고정하고, 오른손으로 화살촉을 비틀었다.

끼익.

금속이 긁히는 소리가 났다.

목걸이 안쪽의 잠금쇠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동시에 아이의 숨이 멎었다.

“아이?”

대답이 없었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아이의 가슴도 움직이지 않았다.

[대상의 심장 기능이 불안정합니다.]

[생명 연결 회로의 절단까지 남은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시간을 숫자로 알려 주지도 않았다.

아마 숫자를 읽을 여유조차 없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화살촉을 더 세게 비틀었다.

손바닥의 상처가 벌어졌다. 수정구 위로 피가 떨어졌다.

붉은 빛이 피를 삼키듯 번졌다.

마력이 더 빠르게 빠져나갔다.

어깨의 검상도 다시 터졌다.

그래도 멈추지 않았다.

한 번만.

딱 한 번만 더 돌아가면 된다.

해체공 A의 감각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남은 힘을 전부 손목에 실었다.

“열리라고!”

딸깍.

너무 작은 소리였다.

그러나 분명히 들렸다.

목걸이 안쪽의 잠금쇠가 풀렸다.

나는 곧바로 철사 침을 옆으로 밀었다.

심장과 이어진 붉은 회로가 끊어지고, 수정구에서 끌어온 마력이 그 빈자리를 스쳐 지나갔다.

파아앗!

오두막 안이 붉은빛으로 가득 찼다.

검은 수정구 표면에 금이 갔다.

한 줄.

두 줄.

거미줄 같은 균열이 수정구 전체로 퍼졌다.

그리고.

툭.

아이의 목을 조이던 검은 목걸이가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성국식 속박 목걸이의 강제 해체에 성공했습니다.]

[대상과 속박 장치의 생명 연결이 해제됩니다.]

[주인장치의 기능이 정지합니다.]

아이의 가슴이 크게 솟았다.

“허억!”

막혀 있던 숨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아이는 기침을 하며 몸을 웅크렸다.

살았다.

나는 그제야 손에서 힘을 뺐다.

금이 간 수정구가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몸도 함께 무너졌다.

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숨을 들이마셔도 폐가 차오르는 느낌이 없었다. 손끝은 차갑고, 심장은 너무 빠르게 뛰었다.

[잔존 마력이 극소량입니다.]

[육체 피로가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복수 직업의 연속 사용으로 정신력이 크게 소모되었습니다.]

알고 있었다.

굳이 알려 주지 않아도 온몸이 말해 주고 있었다.

지금의 나는 제대로 걷기도 힘들다.

하지만 아이의 목은 비어 있었다.

검은 금속도, 붉은 문양도 없었다.

찢긴 피부에 남은 붉은 자국만이 조금 전까지 목걸이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아이는 떨리는 손으로 자기 목을 만졌다.

몇 번이나 손끝으로 목 둘레를 훑었다.

그러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

“없어요.”

“그래.”

“정말… 없어요.”

“이제 네 심장을 멈출 수 있는 놈은 없어.”

아이의 눈에 물기가 차올랐다.

“그럼 저… 도망가도 돼요?”

나는 피 묻은 입가를 손등으로 닦았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네?”

“갈지, 남을지, 어디로 갈지.”

나는 숨을 고른 뒤 말했다.

“이제 네가 정해.”

아이의 입술이 떨렸다.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그때였다.

우지끈.

오두막 밖에서 굵은 나뭇가지가 부러졌다.

아이의 표정이 굳었다.

나도 몸을 일으키려 했다.

팔꿈치가 힘없이 꺾였다.

“이쪽이다!”

“피 냄새가 난다!”

“오두막을 포위해!”

여러 사람의 목소리.

갑옷이 부딪치는 소리는 아니었다.

말발굽 소리도 없었다.

대신 거친 숨소리와 욕설이 들렸다.

노예상들이었다.

숲길을 잘 아는 잔당들이 기사들보다 먼저 따라온 모양이었다.

“그 계집애는 상처 입히지 마라!”

“이방인은 죽여도 된다!”

적어도 다섯.

발소리만 들으면 여섯일 수도 있었다.

나는 바닥을 더듬어 녹슨 사냥칼을 잡았다.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두 번이나 놓쳤다.

“아저씨.”

“문자유.”

“네?”

“내 이름이야.”

나는 세 번째 만에 칼자루를 움켜쥐었다.

“계속 아저씨라고 부를 거면 이름이라도 알아 둬.”

아이는 웃지 못했다.

문밖의 그림자가 가까워졌다.

나는 비틀거리며 문 앞에 섰다.

“뒤에 있어.”

“하지만 문자유 아저씨는 지금….”

“이름 뒤에 아저씨 붙이지 마.”

문이 발로 걷어차였다.

쾅!

썩은 문짝이 안쪽으로 넘어왔다.

나는 옆으로 몸을 피했다.

정확히는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발이 반 박자 늦었다.

문짝 모서리가 어깨를 때렸다.

몸이 벽에 부딪쳤다.

“찾았다!”

짧은 검을 든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는 흙과 땀이 엉겨 붙어 있었다.

나를 보자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잘도 도망쳤군.”

나는 사냥칼을 들어 올렸다.

[직업 선택: 검투사 A]

남자의 틈이 보였다.

검을 든 오른쪽 손목.

앞으로 쏠린 무게 중심.

문턱을 넘느라 좁아진 보폭.

공격할 곳은 너무 많았다.

문제는 내 몸이었다.

남자가 검을 내리쳤다.

나는 사냥칼을 비스듬히 세워 흘려냈다.

그러려고 했다.

카앙!

칼날이 부딪치는 순간 손목이 꺾였다.

녹슨 사냥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자의 검끝이 가슴을 스쳤다.

옷이 찢어지고 피부가 벌어졌다.

뜨거운 피가 흘렀다.

“별것도 아닌 놈이었잖아?”

남자가 다시 검을 들었다.

지식은 있었다.

각도도 보였다.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도 알았다.

하지만 몸을 움직일 체력이 없었다.

검투사 A의 능력은 내 팔을 대신 들어 주지 않았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문짝을 발로 밀었다.

남자의 발목이 걸렸다.

그가 앞으로 비틀거렸다.

나는 남자의 손목을 붙잡고 벽에 힘껏 부딪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째에야 검이 떨어졌다.

나는 그 검을 낚아채 손잡이로 남자의 관자놀이를 쳤다.

남자가 쓰러졌다.

평소라면 어렵지 않았을 동작이었다.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숨이 막혔다.

무릎이 떨렸다.

“한 놈 당했다!”

밖에서 고함이 들렸다.

곧바로 창이 문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검으로 창대를 쳐냈다.

두 번째 창이 옆구리를 스쳤다.

살이 길게 찢어졌다.

“윽!”

뒤로 물러나다 아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는 갈라진 목걸이 조각을 손에 쥔 채 떨고 있었다.

도망치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창문 쪽에서도 발소리가 들렸다.

이미 포위됐다.

“잡아!”

두 남자가 한꺼번에 문을 넘었다.

검 하나.

도끼 하나.

정상적인 상태라도 쉽지 않은 숫자였다.

나는 숨을 들이마시며 왼손을 내밀었다.

[직업 선택: 마법사 A]

마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말라붙은 우물 바닥을 손톱으로 긁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남아 있는 힘을 모았다.

불로 쓸어버릴 수 있다면.

아니, 바람으로 밀어내기만 해도 된다.

[마력이 부족합니다.]

[현재 상태로는 중급 이상의 공격 마법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럼 가장 약한 거라도 줘.”

손바닥 앞에 작은 바람 덩어리가 생겼다.

주먹보다도 작았다.

나는 그것을 적이 아니라 바닥에 던졌다.

퍼엉!

낡은 짚과 먼지가 한꺼번에 솟구쳤다.

“눈이야!”

“비겁한 마법사 놈!”

두 남자가 욕설을 내뱉었다.

나는 먼지 속으로 파고들었다.

도끼를 든 남자의 손목을 베었다.

도끼가 떨어졌다.

검을 든 남자의 무릎을 걷어찼다.

하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다.

남자는 쓰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 머리채를 잡고 벽에 처박았다.

쿵!

시야가 새하얘졌다.

주먹이 복부에 박혔다.

숨이 끊겼다.

검을 놓치지 않으려고 손가락에 힘을 줬지만, 감각이 점점 사라졌다.

남자의 무릎이 다시 배를 때렸다.

“문자유!”

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남자의 얼굴에 머리를 들이받았다.

코뼈가 부러지는 소리.

남자의 손이 느슨해졌다.

나는 그 틈에 검을 휘둘러 그의 허벅지를 베었다.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다.

그런데 세 번째 적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몽둥이가 옆구리에 꽂혔다.

우득.

갈비뼈에서 불길한 소리가 났다.

몸이 바닥을 굴렀다.

[마력이 완전히 고갈되었습니다.]

[육체 피로가 임계치를 초과했습니다.]

[출혈이 누적됩니다.]

[현재 상태에서 전투를 계속할 경우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또 도망치라는 말은 없었다.

이제는 도망칠 힘조차 없다는 뜻일 것이다.

나는 검을 바닥에 짚고 일어났다.

다리가 풀렸다.

한쪽 무릎이 다시 바닥에 닿았다.

“끈질긴 새끼.”

몽둥이를 든 남자가 침을 뱉었다.

그의 뒤로 두 명이 더 들어왔다.

모두 숨을 헐떡였지만, 나보다는 멀쩡했다.

“계집애만 넘겨.”

남자가 말했다.

“그러면 넌 살려 줄 수도 있어.”

나는 피가 섞인 침을 뱉었다.

“네가?”

“뭐?”

“성기사 앞에서 숨도 못 쉬던 놈이 뭘 결정한다고.”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죽여!”

세 사람이 달려들었다.

검투사 A의 감각이 공격을 전부 읽었다.

왼쪽에서 검.

오른쪽에서 몽둥이.

정면에서 짧은 창.

피해야 할 방향도 알았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정면의 창을 검으로 쳐냈다.

왼쪽 검이 팔을 베었다.

몽둥이가 등에 떨어졌다.

숨이 터졌다.

한 걸음 앞으로 밀렸다.

아이에게서 멀어지면 안 됐다.

나는 다시 뒤로 물러나 아이 앞을 막았다.

검이 무거웠다.

처음에는 한 손으로 휘두르던 검이 이제는 두 손으로 들어도 버거웠다.

손바닥이 미끄러졌다.

피 때문인지, 힘이 빠져서인지 구분도 되지 않았다.

“왜….”

등 뒤에서 아이가 말했다.

“왜 저 때문에 이렇게까지 해요?”

나는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다.

숨만 새어 나왔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정의를 위해서도 아니고, 영웅이 되고 싶어서도 아니었다.

사람을 물건으로 부르는 놈들이 싫었다.

선택할 수 없다고 말하는 놈들이 싫었다.

그리고 목줄이 풀린 지 몇 분도 되지 않은 아이를 다시 넘겨주고 싶지 않았다.

“이미… 풀었잖아.”

나는 겨우 말했다.

“뭘요?”

“네 목줄.”

검끝이 바닥으로 내려갔다.

다시 들어 올리려 해도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또 잡혀가면… 내가 쓴 힘이 아깝잖아.”

아이답게 웃어 주길 바랐다.

하지만 뒤에서 들린 것은 울음을 참는 소리였다.

적의 검이 날아왔다.

나는 마지막 힘으로 몸을 돌렸다.

아이에게 향하던 칼날이 내 어깨를 깊게 베었다.

몸이 무너졌다.

검도 손에서 빠져나갔다.

이제 정말 힘이 없었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바닥의 먼지가 숨을 쉴 때마다 입안으로 들어왔다.

엄마의 얼굴이 떠올랐다.

아직 기억의 영약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귀환의 문도 찾지 못했다.

이 세계에 온 지 하루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라고?

“수정구부터 찾아!”

“목걸이는 왜 갈라져 있어?”

“상관없어. 계집애를 끌고 가면 성기사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누군가 내 등을 발로 밟았다.

고개가 바닥에 눌렸다.

다른 남자가 아이에게 다가갔다.

아이는 뒤로 물러났지만, 벽에 막혔다.

“오지 마요.”

“얌전히 와. 다시 목걸이 채우면 되니까.”

다시.

그 말을 듣는 순간 몸을 일으키려 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바닥만 긁었다.

손톱 사이로 피와 흙이 들어갔다.

“안 돼.”

목소리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남자가 아이의 팔을 잡으려고 손을 뻗었다.

그 순간 아이가 몸을 숙였다.

남자의 손을 피한 것이 아니었다.

아이는 바닥을 기어 내 쪽으로 왔다.

“이 미친 계집애가!”

남자가 아이의 머리카락을 붙잡았다.

그래도 아이는 손을 뻗었다.

작은 손이 내 피투성이 손등 위에 겹쳐졌다.

“문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