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밤
지은이 夏目漱石 · 2026-03-31
이런 꿈을 꾸었다.
팔짱을 끼고 베개맡에 앉아 있는데, 천장을 보고 누워 있던 여자가 조용한 목소리로 “이제 죽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녀는 긴 머리카락을 베개에 깔고 부드러운 윤곽의 갸름한 얼굴을 그 위에 뉘었다. 새하얀 뺨 속에는 따뜻한 핏빛이 희미하게 비치고 입술은 붉어, 마치 죽을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조용히 “이제 죽을 거예요”라고 말했다. 그 순간, 나도 분명히 이것은 죽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 이제 죽는 건가?” 하고 위에서 내려다보듯이 물었다. 그녀는 “죽을 거예요, 그럼요”라고 말하며 또렷하게 눈을 떴다. 크고 촉촉한 눈 속에는 그저 온통 새까만 어둠이 펼쳐져 있었다. 그 검은 눈동자 깊숙한 곳에 내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투명할 정도로 깊은 그 검은 눈을 응시하면서, 이래도 정말 죽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부드럽게 베개 옆에 입을 가까이 대고 “죽는 거 아니겠죠, 괜찮겠죠?” 하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졸린 눈을 하면서도 조용한 목소리로 “하지만, 죽는 걸요, 어쩔 수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럼, 내 얼굴이 보여요?” 하고 간절히 묻자, 그녀는 “보이냐고요? 보세요, 저기에 비치고 있잖아요” 하고 빙긋 웃었다. 나는 말없이 얼굴을 베개에서 떼었다. 팔짱을 끼면서, 정말 죽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잠시 후, 그녀가 또 이렇게 말했다.
“죽으면, 묻어 주세요. 커다란 진주 조개로 구덩이를 파서요.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 조각을 묘비에 놓아 주세요. 그렇게 하고, 무덤 곁에서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만나러 올 테니까요.”
나는 “언제 만나러 오는가?” 하고 물었다.
“해가 뜰 거예요. 그러고 나서 해가 질 거예요. 또 뜰 거예요, 그리고 또 질 거예요. —붉은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떨어져 가는 동안에— 당신, 기다릴 수 있겠어요?”
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조용한 어조를 한층 높여서,
「백 년을 기다려 주세요.」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백 년 동안 제 무덤 옆에 앉아 기다려 주세요. 분명 만나러 올 테니까요.」
나는 그저 기다리겠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검은 눈동자 속에 선명하게 보이던 내 모습이 흐릿하게 무너져 내렸다. 고요한 수면이 흔들려 비치는 그림자를 흐트러뜨린 것처럼 흘러내리기 시작하자, 그녀의 눈이 깜빡하고 닫혔다. 긴 속눈썹 사이로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미 죽어 있었다.
나는 그 후 정원으로 내려가 진주 조개로 구덩이를 팠다. 진주 조개는 크고 매끄러운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조개였다. 흙을 퍼 올릴 때마다 조개 뒤편에 달빛이 비쳐 반짝였다. 축축한 흙 냄새도 풍겨왔다. 잠시 후 구덩이가 파졌다. 그녀를 그 안에 넣고 부드러운 흙을 위에서 살며시 덮었다. 덮을 때마다 진주 조개 뒤편에 달빛이 비쳤다.
그리고 나서 별 조각이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워 와서 흙 위에 가볍게 올려놓았다. 별 조각은 둥글었다. 오랫동안 하늘에서 떨어지는 동안 모서리가 닳아 매끄러워졌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안아 올려 흙 위에 놓는 동안 내 가슴과 손이 조금 따뜻해졌다.
나는 이끼 위에 앉았다. 이제부터 백 년 동안 이렇게 기다리는 것이구나 생각하며 팔짱을 끼고 둥근 묘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그녀가 말한 대로 해가 동쪽에서 떠올랐다. 크고 붉은 해였다. 그것이 또 그녀가 말한 대로 이윽고 서쪽으로 졌다. 붉은 채로 곧장 떨어져 갔다. 하나라고 나는 세었다.
잠시 후, 또다시 짙은 붉은색 태양이 느릿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말없이 져 버렸다. 둘이라고 또 세었다.
나는 이렇게 하나둘 세어가는 동안, 붉은 해를 몇 개나 보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세고 또 세어도 끝없이 붉은 해가 머리 위를 지나갔다. 그래도 백 년은 아직 오지 않았다. 마침내 이끼 낀 둥근 돌을 바라보며, 나는 그녀에게 속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돌 아래에서 비스듬히 나를 향해 푸른 줄기가 뻗어 나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길어져서, 내 가슴께까지 와서 멈추었다. 그러자 가늘고 길게 흔들리는 줄기 끝에, 살짝 고개를 기울인 가느다란 한 송이 꽃봉오리가, 통통하게 꽃잎을 열었다. 새하얀 백합이 코끝에서 뼛속까지 스며드는 향기를 뿜어냈다. 그곳에 아득히 위에서 뚝 하고 이슬이 떨어지고, 꽃은 제 무게로 흔들흔들 흔들렸다. 나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차가운 이슬이 맺힌 하얀 꽃잎에 입 맞추었다. 내가 백합에서 얼굴을 떼는 순간, 문득 먼 하늘을 올려다보니, 새벽 별이 단 하나 반짝이고 있었다.
“백 년은 이미 와 있었구나.” 하고, 이때 처음으로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