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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결혼할까요, 사장님?

지은이 루시엘 · 2026-10-26

# 《두부참이슬》

루시엘 지음

## 28화. 결혼할까요, 사장님?

“서하 씨.”

“네?”

“우리 결혼할까요?”

달그락.

윤서하의 손에서 젓가락이 떨어졌다.

다행히 바닥에 떨어지지는 않았다. 테이블 위에 부딪혀 요란한 소리를 냈을 뿐이었다.

문제는 젓가락이 아니었다.

지금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결혼.

결혼이라고 했다.

서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강태준은 두부김치를 한 입 먹으려던 자세 그대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나 태연한 얼굴이었다.

마치 방금 한 말이 ‘두부김치 더 먹을래요?’ 정도의 질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뭐라고요?”

태준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결혼하자고요.”

“누구랑요?”

“저랑 서하 씨요.”

“…….”

“다른 사람이랑 하자는 말은 아니잖아요.”

서하는 입을 벌렸다가 다시 다물었다.

“강태준 씨!”

“네.”

“지금 장난해요?”

태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요?”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닌데요.”

그는 멋쩍게 웃었다.

“사실 엄청 떨려요.”

서하는 태준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평소처럼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손가락이 물컵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긴장하면 나오는 버릇이었다.

서하는 그제야 이 남자가 정말 진지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해요?”

태준은 잠시 생각했다.

“갑자기는 아니에요.”

“네?”

“오래전부터 생각했어요.”

서하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태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서하 씨 가게에 가는 게 좋았어요. 두부김치가 맛있었고, 서하 씨랑 이야기하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

“그러다가 서하 씨가 보고 싶어졌어요. 하루에 한 번만 보는 것도 아쉬워졌고, 서하 씨가 힘든 날에는 옆에 있어 주고 싶었어요.”

그는 작게 웃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보다, 앞으로 서하 씨랑 어떤 일을 겪게 될지가 더 궁금해졌어요.”

서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해외 법인 문제 때문에 고민하면서도 생각했어요. 제가 어디에 있든, 어떤 일을 하든, 서하 씨랑 함께할 미래를 생각하고 싶다고요.”

태준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래서 물어보고 싶었어요.”

그가 서하의 손을 잡았다.

“저랑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서하는 눈을 크게 떴다.

“……생각이 있는지요?”

“네. 당장 내일 결혼하자는 뜻은 아니에요.”

태준은 서둘러 덧붙였다.

“날짜를 정해 놓은 것도 아니고, 서하 씨가 지금 당장 대답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저는 서하 씨와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 주고 싶었어요.”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리고 서하 씨도 저와 같은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했어요.”

서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결혼.

연애와는 다른 무게가 느껴지는 단어였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과, 그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는 것은 분명 다른 일이었다.

서하는 자신이 살아온 시간을 떠올렸다.

사랑을 믿었다가 상처받았던 날들.

혼자 버티며 가게를 운영했던 시간.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으면서도, 기대는 순간 자신이 약해질까 봐 겁냈던 마음.

그리고 지금.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해 주는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자신의 세상에 들어오라고 손을 내밀면서도, 자신이 살아온 세상을 버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 태준과 결혼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서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태준 씨.”

“네.”

“저는…… 결혼이 무서워요.”

태준의 표정이 조금 달라졌다.

하지만 그는 손을 놓지 않았다.

“어떤 게 무서워요?”

서하는 솔직하게 말했다.

“연애할 때는 서로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결혼하면 생활도 해야 하고, 돈 문제도 있고, 가족 문제도 있고…….”

“…….”

“서로 다른 점이 보일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태준 씨 집안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요.”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저는 결혼이 끝까지 행복하게 이어질 거라고 쉽게 믿지 못하겠어요.”

태준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

서하는 어렵게 말을 이었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아무리 좋아해도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처음에는 괜찮았던 것도 시간이 지나면 힘들어질 수 있고요.”

그녀는 태준을 바라보았다.

“저는 그런 일이 생겼을 때,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게 될까 봐 무서워요.”

태준은 한참 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 있어요.”

서하가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태준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결혼한다고 해서 늘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겠죠. 저도 서하 씨가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전부 알 수 없고, 앞으로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도 장담할 수 없어요.”

“…….”

“하지만 저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약속하기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도망가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싶어요.”

그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서하 씨가 저한테 실망하는 날도 있을 거예요. 제가 잘못해서 서하 씨를 속상하게 할 수도 있고, 서하 씨가 저한테 화가 나는 날도 있겠죠.”

그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쓸어내렸다.

“그때마다 서로를 포기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다시 잘 지낼 수 있을지 같이 생각하고 싶어요.”

서하는 입술을 깨물었다.

“태준 씨…….”

“그리고 한 가지 더요.”

태준은 조금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저는 서하 씨가 결혼한 뒤에도 지금처럼 살았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요?”

“네. 가게를 계속하고 싶으면 계속해요. 다른 꿈이 생기면 그 꿈도 이루고요. 저와 결혼했다고 해서 서하 씨가 해 오던 일을 포기할 필요는 없어요.”

그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제가 원하는 건 제 옆에 서하 씨가 있는 거지, 서하 씨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전부 바꾸는 게 아니에요.”

서하는 고개를 숙였다.

눈물이 차올랐다.

태준은 당황해서 물었다.

“서하 씨, 왜 울어요? 제가 너무 부담스럽게 말했어요?”

서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럼…….”

“그냥 좋아서요.”

태준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서하는 눈물을 닦으며 웃었다.

“저는 태준 씨가 저한테 결혼하자고 하면…… 제 가게는 어떻게 할 건지, 제가 일을 그만둬야 하는 건지, 태준 씨 집안에 맞춰 살아야 하는 건지부터 생각했거든요.”

“…….”

“그런데 태준 씨는 제가 지금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네요.”

태준은 부드럽게 웃었다.

“그게 서하 씨니까요.”

서하는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태준 씨.”

“네.”

“정말 저랑 결혼하고 싶어요?”

태준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았다.

“네.”

“제가 재벌가 사람이 아니어도요?”

“네.”

“제가 지금처럼 작은 가게를 운영해도요?”

“네.”

“제가 가끔 고집부리고, 무섭다고 도망가고 싶어 하고, 태준 씨한테 잔소리해도요?”

태준은 웃었다.

“그건 조금 생각해 봐야겠는데요.”

서하의 눈이 커졌다.

“뭐라고요?”

태준이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에요. 그것까지 포함해서 좋아하니까요.”

“……진짜!”

서하는 태준의 팔을 가볍게 때렸다.

태준은 웃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사랑해요, 서하 씨.”

서하는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저도 사랑해요.”

“그럼 결혼은…….”

“잠깐만요!”

태준이 입을 다물었다.

서하는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저도 태준 씨랑 결혼하는 미래를 생각해 보고 싶어요.”

태준의 눈빛이 밝아졌다.

“정말요?”

“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조금 필요해요.”

그녀는 솔직하게 덧붙였다.

“결혼은 그냥 좋아한다고 바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우리 서로 더 알아 가고, 현실적인 문제도 같이 생각해 보고 싶어요.”

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정말 괜찮아요?”

“그럼요.”

그는 서하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저는 서하 씨가 제 아내가 되는 날도 기대되지만, 그날까지 서하 씨와 연애하는 시간도 소중하거든요.”

서하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말은 또 어디서 배웠어요?”

“제 진심인데요.”

“진짜 못 말려.”

태준은 웃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서하는 젓가락을 들면서도 자꾸만 태준을 바라보았다.

결혼.

아직은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지만, 이상하게 싫지는 않았다.

오히려 조금 설렜다.

언젠가 자신이 태준의 아내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

아침에 함께 눈을 뜨고, 저녁에 함께 밥을 먹고, 힘든 날에는 서로의 편이 되어 주는 삶.

그런 미래를 상상하는 자신이 낯설었다.

하지만 싫지 않았다.

그날 밤.

태준은 서하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차에서 내리기 전, 서하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태준 씨.”

“네.”

“오늘 결혼하자고 했잖아요.”

태준의 표정이 밝아졌다.

“네.”

“그 말……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태준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안 해요.”

“왜요?”

“제가 충분히 생각하고 한 말이니까요.”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덧붙였다.

“물론 결혼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도 앞으로 더 많이 배워야 하고, 서하 씨와 함께 맞춰 가야 할 것도 많겠죠.”

“…….”

“그래도 서하 씨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하는 건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서하는 작게 웃었다.

“그럼 저도 생각해 볼게요.”

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천천히 생각해요. 기다릴게요.”

서하는 차에서 내리려다가 다시 돌아보았다.

“그런데요.”

“네?”

“결혼하면…… 두부김치는 누가 만들어요?”

태준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네?”

“제가 계속 만들어야 해요? 태준 씨도 배워야 하는 거 아니에요?”

태준은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다.

“배울게요.”

“정말요?”

“네. 대신 제가 만든 두부김치가 맛없어도 먹어 줘야 해요.”

서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생각해 볼게요.”

“너무하시네.”

두 사람은 함께 웃었다.

그리고 서하는 차에서 내렸다.

태준은 그녀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휴대전화를 꺼냈다.

서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제 청혼을 들어 줘서 고마워요.

잠시 뒤 답장이 왔다.

아직 대답 안 했거든요.

태준은 웃었다.

알아요. 그래도 고마워요.

서하는 잠깐 망설이다가 메시지를 하나 더 보냈다.

그런데…… 나중에 진짜 결혼하게 되면, 제가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 예쁠까요?

태준은 그 문장을 읽고 한동안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답장을 썼다.

세상에서 제일 예쁠 거예요.

곧바로 답장이 왔다.

아직 보지도 않았잖아요.

태준은 웃으며 답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요.

서하는 더 이상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휴대전화를 가슴에 안고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결혼이라.”

그 단어가 입안에서 천천히 굴러갔다.

아직은 무서웠다.

하지만 처음으로 그 미래가 자신에게도 허락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며칠 뒤.

태성그룹 회장실.

강현석 회장은 태준이 제출한 싱가포르 법인 운영 대안을 검토하고 있었다.

현지 경영진의 권한을 확대하고 본사 지원팀을 일정 기간 파견하는 방안.

태준이 제시한 계획은 구체적이었고, 예상되는 위험과 보완책도 정리되어 있었다.

회장은 서류를 내려놓았다.

“태준이를 불러라.”

비서가 고개를 숙였다.

“네, 회장님.”

잠시 후 태준이 회장실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회장은 서류를 가리켰다.

“네가 제출한 대안 말이다.”

“네.”

“검토해 봤다.”

태준은 말없이 기다렸다.

회장은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

“현지 법인에 대한 본사의 지원을 강화하고, 현지 책임자에게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다시 검토하도록 하겠다.”

태준의 눈빛이 조금 밝아졌다.

“그렇다면 제가 직접 파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아직 최종 결정은 아니다.”

회장은 단호하게 덧붙였다.

“다만 네가 제시한 대안이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성과가 부족하다면 다시 파견을 검토할 수도 있다.”

“알겠습니다.”

태준은 고개를 숙였다.

회장은 아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가지 묻겠다.”

“말씀하십시오.”

“그 여자와 결혼할 생각이냐?”

태준은 잠시 놀란 듯했지만 곧 대답했다.

“네.”

회장의 표정이 굳었다.

“진지하게 생각한 것이냐?”

“네. 가볍게 생각한 적 없습니다.”

“아직 만난 지 오래되지도 않았잖느냐.”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저희가 더 알아 가야 할 것도 많습니다. 그래서 서하 씨에게 당장 결혼하자고 답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회장은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태준은 말을 이었다.

“저는 서하 씨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제 아내가 되기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

“서하 씨에게는 서하 씨의 일이 있고, 꿈이 있고, 살아온 시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 모든 것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회장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그 여자의 삶까지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태준은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책임진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했다.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일까.

힘든 일이 생기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뜻대로 살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일까.

태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서하 씨의 삶을 제가 대신 살아 줄 수는 없습니다.”

회장의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함께 살아갈 책임은 지고 싶습니다.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기뻐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함께 해결 방법을 찾고, 제가 잘못했을 때는 사과하고 바로잡겠습니다.”

그는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저는 서하 씨를 제 아래에 두고 책임지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남편이 되고 싶습니다.”

회장은 아들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여전히 걱정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와는 조금 달라져 있었다.

“……네가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나도 그 여자를 다시 판단해 보마.”

태준의 표정이 굳었다.

“아버지.”

“왜?”

“서하 씨를 판단하기 전에, 먼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셨으면 합니다. 집안이나 직업만으로 결정하지 마시고요.”

회장은 잠시 침묵했다.

“알겠다.”

짧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태준은 그 말에 조금의 가능성이 생겼다는 것을 느꼈다.

회장실을 나선 그는 휴대전화를 꺼냈다.

서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서하 씨, 오늘 저녁에 시간 있어요?

답장은 금방 왔다.

네. 왜요?

태준은 미소를 지었다.

두부김치 먹으러 갈게요.

서하가 답했다.

맨날 두부김치만 먹어요?

태준은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네. 제가 사랑하는 사장님이 만드니까요.

서하는 화면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답장을 보냈다.

그럼 오늘은 서비스 없어요.

태준은 웃으며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었다.

아직 결혼이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해외 파견 문제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마음도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태준은 이제 알고 있었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위해서는 단순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그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갈 사람과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윤서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날 저녁.

두부참이슬의 문이 열렸다.

딸랑.

“사장님.”

서하가 고개를 들었다.

태준이 웃으며 서 있었다.

“두부김치 하나 주세요.”

서하는 웃으며 대답했다.

“네. 금방 드릴게요.”

태준은 늘 앉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서하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익숙한 풍경이었다.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음식.

하지만 오늘은 모든 것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태준이 자신에게 결혼하자고 말했다는 사실.

자신도 그와 함께하는 미래를 생각해 보고 싶어졌다는 사실.

언젠가 이 남자와 한집에서 살고, 같은 식탁에 앉아 밥을 먹고, 서로의 하루를 이야기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사실.

서하는 두부김치를 접시에 담으며 작게 웃었다.

“……진짜 결혼하게 되면 어떡하지?”

그녀는 아직 답을 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질문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미래를 상상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레는 일이었다.

### 28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