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는 암컷
作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2026-09-21
사실 갓파의 연애는 우리 인간의 연애와 사뭇 달라요.
암컷 갓파는 이거다 싶은 수컷을 찾아내기만 하면, 그 수컷을 붙잡기 위해 어떤 수단도 가리지 않아요. 가장 정직한 암컷은 앞뒤 가리지 않고 수컷을 뒤쫓아 가죠. 실제로 저는 미친 듯이 수컷을 쫓아가는 암컷을 본 적이 있어요.
아니, 그뿐만이 아니에요. 젊은 암컷은 물론이고, 그 암컷의 부모와 형제까지 한데 몰려 함께 쫓아가는 거예요.
수컷이야말로 딱하죠. 이리저리 실컷 도망 다닌 끝에 운 좋게 붙잡히지 않았다 해도, 두세 달은 앓아눕고 마니까요.
한번은 제 집에서 토크의 시집을 읽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뛰어든 게 바로 그 라프라는 학생이었어요.
라프는 제 집으로 굴러 들어오더니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헐떡이며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라프: 큰일 났어요! 결국 붙잡혀서 안기고 말았어요!
저는 얼른 시집을 내던지고 현관문을 잠가 버렸어요.
그런데 열쇠 구멍으로 내다보니, 얼굴에 유황 가루를 바른 키 작은 암컷 갓파 하나가 아직도 문 앞을 어슬렁거리고 있더군요.
라프는 그날부터 몇 주 동안 제 침대에 누워 지냈어요. 그뿐 아니라 언제부턴가 라프의 부리는 완전히 썩어서 떨어져 버렸죠.
물론 가끔은 암컷을 기를 쓰고 쫓아다니는 수컷도 없지는 않아요. 하지만 그것도 실은 쫓아가지 않고는 못 배기도록 암컷이 꾸며 놓은 거예요.
저는 역시 미친 듯이 암컷을 쫓아가는 수컷도 본 적이 있어요. 암컷은 도망치는 와중에도 이따금 일부러 멈춰 서 보기도 하고, 네발로 엎드려 보이기도 하죠. 게다가 딱 좋은 때가 되면, 아주 실망한 척하면서 순순히 붙잡혀 주는 거예요.
제가 본 그 수컷은 암컷을 끌어안은 채 한동안 그 자리에 뒹굴고 있었어요. 그런데 겨우 일어난 얼굴을 보니, 실망이라고 할지 후회라고 할지, 아무튼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딱한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건 그래도 나은 편이에요. 이것도 제가 본 일인데, 작은 수컷 하나가 암컷을 쫓아가고 있었어요. 암컷은 늘 하던 대로 유혹하듯 도망치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 건너편 거리에서 커다란 수컷 하나가 콧김을 뿜으며 걸어왔어요. 암컷은 무슨 바람에 문득 그 수컷을 보더니 날카로운 목소리로 외쳤어요.
암컷 갓파: 큰일 났어요! 살려 주세요! 저 갓파가 저를 죽이려고 해요!
물론 큰 수컷은 단숨에 작은 갓파를 붙잡아 길 한가운데에 짓눌러 버렸어요. 작은 갓파는 물갈퀴 달린 손으로 두세 번 허공을 움켜쥐더니, 그대로 죽고 말았죠.
하지만 그때 이미 암컷은 히죽히죽 웃으며 큰 갓파의 목에 꼭 매달려 있었어요.
제가 알던 수컷들은 누구 할 것 없이 약속이라도 한 듯 암컷에게 쫓겼어요. 아내와 자식이 있는 바그도 예외는 아니었죠. 그뿐 아니라 두세 번은 붙잡히기까지 했어요.
다만 마그라는 철학자만은(토크라는 그 시인의 이웃에 사는 갓파예요) 한 번도 붙잡힌 적이 없어요. 하나는 마그만큼 못생긴 갓파도 드물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또 하나는 마그가 거리에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이 마그의 집에도 가끔 이야기를 나누러 갔어요.
마그는 늘 어두컴컴한 방에 일곱 빛깔 색유리 랜턴을 켜 놓고, 다리가 긴 책상 앞에 앉아 두꺼운 책만 읽고 있었죠.
한번은 그런 마그와 갓파의 연애를 두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나: 왜 정부는 암컷이 수컷을 쫓아다니는 걸 좀 더 엄하게 단속하지 않는 거죠?
마그: 그건 하나는 관리 가운데 암컷이 적기 때문이에요. 암컷은 수컷보다 질투심이 훨씬 강하니까요. 암컷 관리만 늘어나면, 분명 지금보다는 수컷이 쫓기지 않고 살 수 있을 거예요.
마그: 하지만 그 효과도 뻔하지요. 왜냐고요? 관리끼리도 암컷은 수컷을 쫓아다니니까요.
나: 그럼 당신처럼 사는 게 제일 행복한 셈이군요.
그러자 마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제 두 손을 꼭 쥐더니, 한숨과 함께 이렇게 말했어요.
마그: 당신은 우리 갓파가 아니니 모르시는 것도 당연하지요. 하지만 저도 어쩌다가는, 그 무서운 암컷에게 쫓겨 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