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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스테이션

지은이 미야자와 겐지 · 2026-10-03

조반니는 등 뒤의 천기륜 기둥이 어느새 흐릿한 삼각표 모양으로 변해, 한동안 반딧불처럼 깜빡이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점점 또렷한 모양을 갖추더니 이윽고 꼼짝 않고 우뚝 섰다. 막 구워 낸 푸른 강철판처럼, 짙은 강청색 하늘 들판에 곧고 산뜻하게 서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하 스테이션, 은하 스테이션.

그 목소리가 울리자마자 눈앞이 확 밝아졌다. 억만 마리 반딧불오징어의 불빛을 한꺼번에 화석으로 만들어 하늘에 가라앉힌 것 같기도 했고, 다이아몬드 같은 보석을 한꺼번에 흩뿌린 것 같기도 했다. 조반니는 저도 모르게 몇 번이고 눈을 비볐다.

정신을 차려 보니 조반니가 탄 작은 열차가 덜컹덜컹 달리고 있었다. 조반니는 정말로 작고 노란 전등이 줄지어 켜진 밤의 경편철도 객실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객실에는 푸른 벨벳 좌석이 늘어서 있었다. 맞은편 잿빛 니스 칠을 한 벽에는 커다란 놋쇠 단추 두 개가 반짝였다.

그때 조반니는 바로 앞자리에서 젖은 듯 새까만 웃옷을 입은 키 큰 아이가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 아이의 어깨 언저리가 어디선가 본 것만 같아서, 조반니는 누구인지 알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조반니도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보려던 순간, 그 아이가 머리를 쏙 집어넣고 이쪽을 보았다.

캄파넬라였다.

조반니가 아까부터 여기 있었느냐고 물으려던 참이었다. 캄파넬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캄파넬라: 다들 엄청 달렸는데 늦어 버렸어. 자넬리도 말이야, 한참 달렸는데 결국 못 따라잡았어.

그래, 우리는 지금 같이 나선 거야. 조반니는 그렇게 생각하며 말했다.

조반니: 어디서 좀 기다릴까?

캄파넬라: 자넬리는 벌써 돌아갔어. 아버지가 데리러 오셨거든.

그렇게 말하는 캄파넬라의 얼굴은 조금 창백했고, 어딘가 괴로워 보였다. 조반니도 무언가를 잊어버린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어 잠자코 있었다.

하지만 캄파넬라는 창밖을 내다보더니 금세 기운을 되찾고 힘차게 말했다.

캄파넬라: 아, 이런. 물통을 깜빡했어. 스케치북도 두고 왔고.

캄파넬라: 그래도 이제 곧 백조 정거장이야. 난 백조 보는 게 정말 좋아. 강 저 멀리 날고 있어도 분명 보일 거야.

캄파넬라는 그렇게 말하며 동그란 지도를 이리저리 자꾸 돌려 보았다. 지도에는 하얗게 그려진 은하수 왼쪽 기슭을 따라 철길 한 줄기가 남쪽으로, 남쪽으로 뻗어 있었다.

지도는 정말 아름다웠다. 밤처럼 새까만 판 위에 정거장과 삼각표, 샘과 숲이 파랑, 주황, 초록의 고운 빛으로 박혀 있었다.

조반니는 그 지도를 어디선가 본 것만 같았다.

조반니: 이 지도 어디서 샀어? 흑요석으로 만든 거네.

캄파넬라: 은하 스테이션에서 받았어. 넌 못 받았어?

조반니: 아, 내가 은하 스테이션을 지나왔던가? 지금 우리가 있는 데가 여기지?

조반니는 백조라고 적힌 정거장 표시의 바로 북쪽을 가리켰다.

캄파넬라: 맞아. 어, 저 강가는 달밤인가?

그쪽을 바라보니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은하 강기슭에서, 은빛 하늘 억새가 바람에 사락사락 흔들리며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조반니: 달밤이 아니야. 은하라서 빛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면서 조반니는 펄쩍 뛰어오르고 싶을 만큼 신이 났다. 발을 탁탁 구르고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별 순례 노래를 휘파람으로 높이높이 불며 은하수 물을 똑똑히 보려 했다.

처음에는 아무리 해도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차츰 눈여겨보니 그 아름다운 물은 유리보다도, 수소보다도 투명했다. 때로는 눈의 착각인지 보랏빛 잔물결이 반짝반짝 일기도 하고 무지개처럼 번쩍 빛나기도 하면서, 소리 없이 쉼 없이 흘러갔다.

들판 여기저기에는 인광을 내는 삼각표가 아름답게 서 있었다. 먼 것은 작고 가까운 것은 컸다. 먼 것은 주황이나 노랑으로 또렷했고, 가까운 것은 푸르스름하게 조금 흐릿했다. 저마다 갖가지 모양으로 빛나고 있었다.

조반니는 가슴이 두근거려 머리를 흔들었다. 그러자 아름다운 들판 가득한 파랑, 주황, 온갖 빛깔의 삼각표들도 숨을 쉬듯 반짝반짝 흔들리고 떨렸다.

조반니: 나, 이제 정말 하늘 들판에 왔어.

조반니: 게다가 이 기차, 석탄을 안 때네.

조반니는 왼손을 창밖으로 내밀고 앞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캄파넬라: 알코올이나 전기겠지.

그러자 그 대답에 응하기라도 하듯, 멀리 안개 속에서 첼로처럼 웅웅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 기차는 증기나 전기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움직이도록 정해져 있으니 움직일 뿐이다. 덜컹덜컹 소리가 나는 것은 너희가 지금껏 소리 내며 달리는 기차에 익숙해져 있어서다.

조반니: 저 목소리, 어디선가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어.

캄파넬라: 나도 숲속이나 강에서 몇 번이나 들었어.

덜컹덜컹, 덜컹덜컹. 작고 아름다운 기차는 하늘에 일렁이는 억새 바람 속을, 은하수 물과 삼각표의 푸르스름한 희미한 빛 속을 어디까지고 달려갔다.

캄파넬라: 저것 봐, 용담꽃이 피었어. 벌써 가을이네.

캄파넬라가 창밖을 가리켰다. 선로 가장자리에 돋은 짧은 잔디 사이로, 월장석을 깎아 만든 것 같은 선명한 보랏빛 용담꽃이 피어 있었다.

조반니: 내가 뛰어내려서 저 꽃 꺾어 가지고 다시 뛰어 올라타 볼게!

조반니가 가슴을 두근거리며 말했다.

캄파넬라: 이젠 안 돼. 벌써 저렇게 뒤로 가 버렸잖아.

캄파넬라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다음 용담꽃이 빛을 내며 휙 지나갔다.

뒤이어 바닥이 노란 용담꽃 잔들이 샘솟듯, 비처럼 끝없이 눈앞을 스쳐 갔다. 삼각표의 행렬은 연기처럼, 불타듯 점점 더 환하게 빛나며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