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지은이 뮤즈 · 2026-04-02
밖으로 나오자 저녁 햇살이 붉게 비쳤다. 작은 푸드코트 같은 곳에서 우리는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천천히 얘기를 나눴다. 지후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라은은 따뜻했고 섬세했고 조용히 다가오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자꾸 그녀의 손짓, 눈빛, 말투에 반응하고 있었다.
식사 후 병원 뒤 공터 쪽으로 걸어갔다. 약한 바람이 불었다. 라은이 내 앞에 서서 말했다.
정라은: 지윤 씨.
나: 네…
정라은: 제가 잘못하면… 말해주세요.
나: 잘못… 이요?
정라은: 이렇게 가까이 있는 거… 부담스럽지 않아요?
라은의 얼굴이 아주 가까웠다. 이렇게 가까워도 되나 할 만큼.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야 했다. 그래야 정상일 텐데...
그때, 라은이 손을 뻗었다. 내 얼굴 옆에 붙은 작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떼어냈다. 그 손길이
너무 자연스러웠고 너무 가까웠다.
정라은: 지윤 씨는요…
라은이 조용히 말했다.
나: 괜찮아요. 그냥… 따뜻하면서도 여린 사람이에요. 전 그게 좋아요.
원래 난 여자 였으니까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가슴이 두근 거려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순간, 바람 한 점 없는 그 공간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그리고, ‘스치듯’ 라은이 내 입술에 닿았다. 아주 가볍게. 숨결이 섞일 정도로. 하지만 확실하게. 나는 숨조차 쉴 수 없었다.
여자와… 키스…?
내 내면은 확실히 여자였는데 몸은 남자라서 감각은 더 선명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었다. 입술이 떨어졌을 때 라은이 아주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정라은: …미안해요. 그게… 그냥…저도모르게… 환자와 이러는 건 절대로 …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순간 멀리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났다.
지후였다. 그가 보았을까. 가슴이 방망이질 치기 시작했다. 라은이 어색하게 그에게 목례를 했다. 그는 우리를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은 평범했다. 말도 평범했다.
지후: 지윤아. 끝났으면… 같이 가자.
하지만 그의 눈동자 안에는 아주 작은 무언가가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보였다. 지후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뒤돌아섰다. 나는 그 뒷모습을 보며 목 안쪽이 서늘해졌다.
그날 밤, 나는 한 숨도 자지 못했다.
나: 나… 지금…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마음이 감당이 안돼었다. 라은 때문인지, 지후 때문인지, 혹은 그 둘 사이에서 흔들리는 나 자신 때문인지.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고 다음날도 같은 시간에 라은의 병원으로 갔다. 한동안 이것 저것 검사를 했다. 그리고 진료가 끝났는데도 라은은 나를 붙잡았다.
정라은: 지윤 씨. 조금만… 더 이야기하고 가요.
어디가 아픈지 묻는 말투가 아니었다. 그냥 놓치기 싫다는 느낌.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감정이 묻어 있었다.
문이 닫히자 진료실은 더 조용해졌다. 라은은 책상에 앉지 않았다. 대신 바로 내 앞, 한 걸음 거리까지 다가왔다.
정라은: 어제… 놀랐죠?
부드럽게 묻는 목소리. 나는 숨을 삼켰다.
나: 아뇨… 그게…
거짓말이었다. 나는 질릴 만큼 놀랐고,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라은은 내 표정을 한 번 훑어보고 아주 작게 웃었다.
정라은: …지윤 씨는 진짜 솔직하네요.
라은의 손가락이 내 손등에 아주 살짝 닿았다. 그 순간, 전기가 찌릿하고 번졌다. 내 손이 훨씬 크고 혈관이 도드라져 있었다.
남자의 손. 그 손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여자였을 때와 똑같았지만, 감각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라은은 그 손을 조심스럽게 뒤집었다. 손바닥 위에 그녀의 손가락이 닿았다.
정라은: 지윤 씨.
정라은: 지금… 많이 불안하죠?
나: …네.
입이 알아서 열렸다.
나: 가끔은… 무서워요. 제가 누구인지도… 모르겠고.
라은이 눈을 마주쳤다. 그 시선이 너무 따뜻했다. 그리고 너무 가까웠다.
정라은: 괜찮아요. 저도 고민 많이 했어요. 내가 지금 이래도 되는건가. 그런데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기로 했죠. 전 지윤씨가 좋아요.
그 말 한 마디가 너무 위험했다. 당겨지는 느낌. 몸이 아니라 마음이 먼저 움직여 버리는 느낌.
나: 근데… 저는 아직… 여자예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라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라은: 알아요.
나: 그런데…
숨이 막혔다.
나: 여자인 제가… 여자인 당신에게… 이런 마음이 드는 게…
정라은: 이상해요?
나는 고개를 숙였다.
나: …네.
라은이 손을 들어 내 턱을 살짝 잡았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얼굴을 들게 했다.
정라은: 저도… 그래요.
조용한 고백이었다.
정라은: 당황스럽고… 계속 생각하게 되고… 아무 일 아니라고 넘기려고 해도… 마음이 말을 안 들어요.
숨결이 닿았다. 내 심장이 남자의 가슴 안에서 미친 듯이 울렸다.
나: 이러면 안 돼. 나는 여자였는데… 여자에게…
머릿속이 파도처럼 흔들렸다. 라은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내 가슴과 라은의 가슴 사이 거리가 손바닥 하나만큼 좁아졌다. 그리고 조용히, 아주 자연스럽게 라은의 손이 내 뺨을 감쌌다.
정라은: 지윤 씨.
속삭이는 목소리. 나는 더 이상 눈을 피할 수 없었다. 라은의 얼굴이 가까워지고, 숨결이 닿는 거리에서 내 심장이 먼저 흔들렸다.
입술이 닿는 순간은 정말로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가벼웠고, 그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선명했다.
여자와의 키스.
남자의 몸은 그 감각을 더 직접적으로 느꼈다. 피부가 달아오르고 목 뒤까지 전기가 오르는 것처럼 떨렸다.라은이 살짝 뒤로 물러난 후 두 손으로 내 뺨을 감싸고 말했다.
정라은: …지금, 당신이 누군지 몰라도 괜찮아요.
숨결이 떨렸다.
정라은: 저는… 그냥 당신이 좋아요.
나는 말을 잃었다. 눈이 뜨거웠다. 너무 뜨거워서 숨을 쉬는 것도 아팠다. 그리고 마침내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왔다.
나: 저… 무서워요…
목소리가 흔들렸다.
여자였고… 여자였다고 생각하는데… 여자한테 이렇게… 흔들리고… 제가… 뭐가 되는지…
라은이 가까이 다가와 내 이마에 가볍게 닿았다.
정라은: 괜찮아요
속삭임.
정라은: 사람은… 변할 수 있어요. 몸도, 마음도… 감정도.
나는 숨을 삼켰다. 울음이 목 끝까지 차올라 도망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라은이 내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정라은: 지윤 씨. 저는… 괜찮아요. 그러니까… 당신도 괜찮아요.
눈물이 떨어졌다.
내가 누구인지도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도 아무것도 모르겠는 순간.
그런데 라은의 온기가 너무 따뜻해서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나는 울면서 라은을 안았다. 남자의 팔로. 여자로서의 마음으로. 그리고 그 순간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 *** ***
라은이 마련해준 작은 호텔은 혼자 고독을 씹기에는 최고였다. 라은과의 일이 있은 후 호텔로 돌아온 나는 불도 켜지 않은채 침대위에 쪼그리고 앉아있었다.
심리적 충격.
여자였던 내가 그녀를 그렇게 좋아하고 있을지 몰랐다. 난 분명 지후도 좋아하고 있었다. 지후를 보면 가슴이 두근 거렸었다. 그런데...
‘삑’
그때 호텔 현관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 지후일 것이었기 때문. 문이 열리자 그가 놀라는 표정.
지후: 벌써 와 있었네. 병원 갔다 벌써 온거야?
나: ...
대답이 없는 나를 보면서 그의 얼굴이 조용히 굳어졌다.
지후: …울었냐?
말투는 평소처럼 무심했지만 걸음을 내딛는 속도는 평소보다 훨씬 빨랐다. 나는 아무 말도 못 했다. 지후가 가까이 다가오자 라은의 체온이 아직 남아 있는 어깨가 이상하게 화끈거렸다.
지후가 내 앞에서 멈췄다.
지후: 왜 울었어.
묻는 말이 조심스럽고, 단단했다. 나는 시선을 돌렸다.
나: 지후야… 나… 오늘 라은 선생이랑…
말을 잇는 순간 가슴이 조였고 심장이 또 빠르게 뛰었다.
나: 키스했어.
정적.
너무 조용해서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까지 심하게 크게 들렸다. 지후는 아주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
지후: 그래.
그 한마디였지만 무언가 내려앉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지후는 화내지도 않았다.
질투도 티 내지 않았다. 소리도 지르지 않았다. 대신, 눈을 살짝 내렸다.
지후: …그래서 울었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 내가… 여자였으면… 이게 그냥 설렘이라고 생각했을 거야.
목소리가 떨렸다.
나: 근데… 몸은 남자고… 마음은 여자 같고… 근데 여자한테 끌리고… 그게 너무…
숨이 막혔다.
나: 난 지금… 뭐가 맞는지도 모르겠어.
지후는 한 걸음 다가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지후: 나… 여자인 내가 남자한테 끌렸던 감정은 그대로 있는데…
말이 목에 걸렸다.
지후: 지금은 그 남자가 너야.
침묵.
이제는 지후의 숨이 흔들렸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더욱 작게 말했다.
나: 지후야… 내가 왜 이러지…? 너한테도, 라은한테도… 말도 안 되는 감정이…
그때 지후의 손이 내 뺨을 아주 천천히 감쌌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냥, 지후의 손. 나는 놀라서 숨을 멈췄다. 지후는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했다.
지후: …나도 혼란스러워.
그 한마디는 마치 다 내려놓은 고백처럼 들렸다.
지후: 나도… 혹시 내가 남자를 좋아하는 건가… 미친 생각도 했어.
심장이 멎을 뻔했다. 지후가 이렇게 말할 줄 몰랐다.
지후: 근데… 생각해보니까 아니더라.
지후: 난… 여자였던 너를 좋아했어.
숨이 턱 막혔다.
지후: 그리고 지금의 너를 보면서… 계속 마음이 흔들리는 건…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말했다.
지후: …네가 ‘지윤’이기 때문이야.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눈물이 다시 차올랐다.
나: 지후야…
지후: 누가 뭐래도 네 성별이 뭐가 됐든 네가 ‘너’니까.
그 말이 라은의 입맞춤보다 더 깊게 파고들었다. 지후는 나를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끌어안았다.
남자의 팔.
남자의 가슴.
하지만 품 안에서 느껴지는 건 분명히 ‘지후’였다.
내가 항상 알고 있던 그 온기.
나는 울면서 말했다.
나: 나… 무서워…
지후: 알아.
나: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지후: 알아.
나: 라은이한테 끌리는 것도 너한테 끌리는 것도… 둘 다 너무 무서워…
지후: 지윤아.
지후가 나를 더 꽉 안았다. 목소리가 작게, 부드럽게 떨렸다.
지후: 생각하지 말고 나랑… 여기 있어.
그 말이 위로인지 고백인지 나조차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우리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불을 끄고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남자 둘. 하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
지후가 팔을 뻗어 내 어깨를 감싸줬다. 피부가 맞닿자 몸이 뜨겁게 뛰었다. 하지만 무섭지는 않았다. 지후는 마지막으로 속삭였다.
지후: 지윤아.
나: 응…
지후: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아.
그 말에 눈물이 또 흘렀다. 나는 그의 품에 얼굴을 묻고 작게 대답했다.
나: …나도.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안고 아무 말 없이 같은 이불 아래서 잠들었다.
세상에 단둘만 남은 것처럼.
*** *** ***
라은의 진료실은 새벽까지 불이 꺼지지 않았다. 수십 장의 자료, 지윤의 혈액검사 결과,
호르몬 패널 변화, 영상 기록,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약의 성분 분석표.
라은은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말했다.
정라은: 확실해. 이 약은 그냥 단순한 목적의 약이 아니었어.
지후가 숨을 들이켰다.
지후: …알고는 있었어. 그치만… 이렇게까지일 줄은.
라은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라은: 중독성을 강화하려다 여성에게 ‘예측 불가능한 경로’로 작용했어. 그리고… 지윤 씨는 그 극단적인 사례.
난 그냥 묵묵히 그녀가 하는 일을 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내 이름, 내 몸, 내 목소리, 내 삶이 뒤섞인 서류를 보면서. 라은이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정라은: 지윤 씨. 걱정하지 마. 당신을 언론에 노출시키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그 말에 나는 처음으로 숨을 크게 내쉴 수 있었다.
지후는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지후: 우리가… 너 대신 싸울게.
둘의 눈빛에는 가벼운 감정이 아니라 책임감, 우정, 애정, 보호 본능이 모두 섞여 있었다.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폭로는 라은의 동료 의료진, 지후의 지인 기자, 그리고 내부 제보자들의 도움으로 서서히 퍼져 나갔다. 처음엔 작은 기사였다.
〈신약 부작용 조작 의혹〉
다음날은 방송사 자막에 올라왔다.
〈제약사 임상 조작, 중독성 성분 은폐〉
그리고 일주일 뒤 전국이 뒤집혀 있었다. 피부 영양제라는 미명 아래 임상도 제대로 하지 않을 약, 심각한 부작용 은폐, 클리닉 연계 비밀 계약.
모든 게 세상에 드러났다. 제약회사 임원들은 줄줄이 구속되었고 제약회사 대표는 해외로 도주하려다 결국 체포되었다. 그리고 피해자에 대해 수십억의 보상이 이루어 졌다. 물론 그 피해자는 나였다. 그러나 내 이름은 어디에도 노출되지 않았다.
라은이 말했었다.
정라은: 나는… 지윤 씨가 세상에 상처로 남는 걸 원치 않아. 이건 내가 막을 거야.
그 말은 약속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일이 차츰 수면아래로 갈아앉은 어느 날.
띵똥~.
집 벨소리가 울렸다.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문을 여니 우체부가 지현씨세요? 하고 물어본다.
나: 네? 네...
우체부: 싸인하세요.
싸인을 하고 얼결에 봉투를 받았다.
〈주민등록증 발급 완료 – 윤지헌〉
나는 봉투를 뜯으며 엷게 웃었다.
나: 지헌이라… 이름은 괜찮네.
언제 왔는지 지후가 어깨를 쿵 치며 말했다.
지후: 잘 어울리는데? 약간 멋있고.
나: 어디가.
지후: 아무 데나.
지후와 함께 온 라은도 웃으며 말했다.
정라은: 지윤은… 지헌 씨로 다시 살게 된 거예요. 이제 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나는 새 주민등록증을 손으로 천천히 쓸었다. 여자의 윤지윤은 이 카드에 없다. 남자의 윤지헌은 이 카드 속에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두 사람 모두였다.
나: 들어와, 진짜로 국가 공인 남자가 된 것을 기념해서 우리 셋이 코 삐뚤어 지게 마셔보자!
*** *** ***
병원 복직 첫날.
나는 ‘사촌동생 지헌’이라는 명목으로 전 직장을 다시 들어섰다. 간호사들이 말했다.
“지윤 씨랑… 느낌이 비슷하네.”
“사촌이라잖아~”
수근 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근데 멋있다. 키도 크고.”
나는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책상 위에는 지윤이 두고 갔던 컵,
메모, 작고 투박한 볼펜. 손때 묻은 파일철까지.
나는 컵을 들고 조용히 속삭였다.
나: …그립다.
지후가 퇴근하며 건네준 커피를 한번 들여다보며 말했다.
지후: 지윤이도, 지헌이도… 둘 다 너잖아.
라은이 말했었다.
"사람은… 여러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나는 그냥 살아보기로 했다. 지윤이든 지헌이든 둘 중 무엇도 틀린 이름이 아니었다.
지후의 커피는 오늘도 맛있었고, 라은의 미소는 오늘도 천천히 마음을 흔들었고 나는 어느 날 문득 진짜로 깨달았다.
나: 라은도 좋고… 지후도 좋아.
누가 내 마음의 승자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 그리고 아마 당분간은 모를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나는 더 이상 어떤 성별의 틀에도 갇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그대로의 나였다.
그게
윤지윤이든,
윤지헌이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