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지은이 자유 · 2026-10-27
머지않은 미래의 한국.
민수와 수민은 메타버스 박물관의 카페로 갔다.
복고풍의 20세기식 옷차림을 한 카페 직원이 인사했다.
민수는 주문하기 시작했다.
"에스프레소 두 잔과 대마초 두 개 주세요."
민수는 에스프레소 잔을 코에 갖다 대고 냄새를 맡고는 한 번에 쭉 들이켰다.
그러고는 성인 한정으로 합법화된 대마초에 불을 붙여 피우기 시작했다.
수민이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도 음료를 마시며 대마초를 피우고 있었다.
카페 창 너머로는 여러 개의 카지노 건물들이 보였다.
카페 밖으로 나가 2020년대 유흥업소 메타버스를 체험한 두 사람은 레트로 게임관에도 갔다.
민수는 먼지 낀 구형 게임기를 손에 들었다.
그의 눈앞에는 레트로 게임의 황금기로 꼽히는, 80년대와 90년대의 게임 카트리지들이 한가득 놓여 있었다.
그러나 민수의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건 그 시절의 게임이 아니었다.
"기억해? 2020년에 동물의 섬 신작이 나왔을 때의 그 분위기를?"
민수의 친구 수민이 물었다. 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갇혀 있던 그때, 사람들은 바깥세상의 자유와 즐거움을 '동물의 섬'에서 찾았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게임기 텐만구 위치스와 동물의 섬 신작은 금방 품절이 되었고,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서서 하나의 게임기를 구매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하는 걸 아까워하지 않았다.
추억 속 게임인 동물의 섬은 인터넷 서비스 중단을 앞두고 있었다.
다음으로 두 사람은 메타버스 박물관 내의 도서관으로 향했다.
민수는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읽기 시작했다.
"대게임시대"
역사책에서는 대항해시대 다음으로 인류에 큰 영향을 준 시대 중 하나로 대게임시대를 꼽았다.
이제 사회는 메타버스를 실현하여 누구나 가상현실과 현실을 일대일의 비중으로 살아가고 있다.
역사책은 게임을 메타버스의 초기 형태로 분류하고 있었고, 와타리, 텐만구, 빌리어드와 같은 기업들을 대항해시대의 동인도회사처럼 시대를 이끈 기업들로 분류하고 있었다.
물론 바스쿠 다 가마, 아메리고 베스푸치, 콜럼버스 같은 위대한 개척자들처럼 대게임시대의 개척자들도 위인이 되어 있었다.
야마모토 시게루, 요코이 슌페이 그리고 문자용.
이미 문자용의 일대기를 담은 메타버스 체험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다 체험해 보는 명작이 되었다.
그러나 레트로 게임이 한때 인기였듯이, 문자용의 삶을 인류의 오래된 유산인 글로 체험하려는 레트로 팬들도 있다. 그들을 위해 메타버스의 시초인 대게임시대를 이끈 위인, 문자용의 일대기를 이렇게 책으로 남긴다.
누구나 다 알지만 그 첫 시작은 주황색 텐트 안이었다고 한다.
모든 행동이 합법인 텐트와 문자용의 특별한 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윤유준이라는 조력자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문자용은 초기에 도박업과 당시 한국 사회에서 불법이었던 성적인 서비스, 향정신성약물 판매와 같은 활동들을 통해서 큰돈을 벌었다.
그 돈을 바탕으로 문자용은 텐트 안에서의 자유를 통해서 인생을 즐기며 삶의 원동력을 찾았고, 더 큰돈을 벌어서 마침내는 완성된 형태의 메타버스로 들어간 최초의 인간으로서 역사에 남았다.
그에겐 꿈속에서 본 것들을 현실화시키는 능력이 있었다고도 전해진다.
꿈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인식하는 현상인 루시드 드림(자각몽)과 함께, 그의 꿈의 현실화 능력은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그저 우연의 일치였을지, 예지몽이었을지, 혹은 정말로 초월적인 힘을 문자용이 가졌을지 우리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지금 그 무엇이든 합법적으로 행할 수 있는 텐트와 문자용의 신비한 초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완성형 메타버스로 들어간 최초의 인간 문자용 책 소개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