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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pitel 11. Brüder

von 외인 · 2026-08-21

2주가 갔다.

성벽 세 군데가 메워졌다.

성문 자리에는 아직 흙과 돌과 수레가 그대로였다. 새 문을 짜려면 목재가 필요한데 목재는 서쪽에서 와야 하고 서쪽에서 오려면 사람이 가야 했다.

아직 아무도 안 갔다.

기훈은 그 2주 동안 성 안을 돌아다녔다.

혼자 다닌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에라리온: 공자님, 아직 이렇게 돌아다니시면 안 돼요. 사람 몸도 자연의 일부라서 마나가 자연스럽게 흘러야 건강한 건데요, 공자님 몸은 커다란 충격 때문에 마나가 지극히 뒤틀려 있는 상태거든요? 스승님이 그러시는데 이런 경우에는 최소 한 달은 안정을 취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아론: 에라리온.

에라리온: 예!

기훈이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아론의 기억에서 오크의 얼굴을 하나 꺼냈다.

꺼내서 흉내를 냈다.

아론: 조용히 안 따라오면.

에라리온: ......

아론: 네 몸의 마나도 뒤틀어준다.

에라리온이 입을 다물었다.

기훈은 그날 처음으로 조용한 산책을 했다.

산책이 끝날 무렵 에라리온이 말했다.

에라리온: 근데 마나를 뒤트는 마법은 없거든요?

수비대는 성벽을 메우고 있었다.

기훈이 가서 돌을 들었다.

병사 넷이 붙어서 옮기던 돌이었다.

기훈이 그것을 혼자 들었다.

병사: ......

아론: ......

넷이 그를 봤다.

기훈은 그 시선을 받으면서 돌을 옮겼다.

옮기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했다.

넷도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날부터 기훈은 성벽 일에 끼었다.

말단 둘이 있었다.

그레온과 헤레이드였다.

헤레이드: 공자님.

헤레이드가 말했다.

헤레이드: 그거 무겁지 않으십니까.

아론: 무거운데요.

헤레이드: 근데 왜 드십니까.

아론: 무겁긴 한데 들리니까요.

헤레이드가 그레온을 봤다.

그레온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레온은 헬버드를 들고 다녔다.

성벽 일을 하면서도 옆에 세워뒀다.

아론: 그건 왜 들고 다니세요.

기훈이 물었다.

그레온: 습관입니다.

아론: 수비대에 헬버드 쓰는 분이 또 있어요?

그레온: 저뿐입니다.

아론: 왜요.

그레온: 창고에 남는 게 이것뿐이라.

기훈은 그레온의 손을 봤다.

손등에 흉이 여럿이었다.

칼자국이었다. 오래된 것들이었다.

'.......'

오크가 낸 흉이 아니었다.

기훈은 그것을 알아봤다.

알아보고 나서 아무것도 안 물었다.

셋째 날에 그레온이 없어졌다.

아론: 그레온 어디 갔어요?

헤레이드: 모릅니다.

헤레이드가 말했다.

아론: 아까 저기 있었는데.

헤레이드: 저기 있었죠.

아론: 그런데요.

헤레이드: 없죠.

헤레이드가 돌을 들었다.

헤레이드: 십 년째 저럽니다.

삼십 분 뒤에 그레온이 나타났다.

기훈이 물었다.

아론: 어디 갔다 오셨어요.

그레온: ......

아론: 그레온 씨.

그레온: 공자님.

그레온이 헬버드를 들었다.

그레온: 세상에는 안 물어보는 게 나은 게 있습니다.

기훈은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문제는 호칭이었다.

성 사람들이 그를 공자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은 닷샛날부터였다.

시작은 영주였다.

기훈이 집무실에 불려갔을 때 영주는 창가에 서 있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창틀에 앉아 있었다.

영주: 아론.

아론: 예.

영주: 자네 성이 뭔가.

기훈이 잠깐 멈췄다.

아론: ......에르세느스입니다.

영주는 놀라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영주: 그럴 것 같았네.

아론: ......아셨습니까.

영주: 몰랐네.

영주가 창가에서 돌아섰다.

영주: 그런데 자네를 처음 봤을 때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고 생각했어.

아론: ......

영주: 40년쯤 전에 본 얼굴하고 닮았거든.

기훈은 그 말을 이해하는 데 삼 초가 걸렸다.

아론: 아버지를.

영주: 만난 적이 있네.

영주가 자리에 앉았다.

영주: 내가 서른쯤이었고 그분은 스물쯤이었네. 무예수련 여행 중이라고 하셨어.

아론: ......

영주: 이 성에서 사흘 묵으셨네. 아니, 며칠이더라.

아론: ......

영주: 3일이었네. 3일.

기훈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영주: 그때 그분이 검술을 한 번 보여주셨는데.

영주가 말했다.

영주: 내가 40년 동안 그것보다 빠른 것을 못 봤네.

'.......'

기훈의 가슴이 이상하게 눌렸다.

만난 적도 없는 남자였다.

아론: 영주님.

영주: 응.

아론: 그분은.

영주: ......

아론: 어떤 분이셨어요.

영주가 잠깐 생각했다.

영주: 말이 없으셨네.

아론: ......

영주: 3일 동안 스무 마디쯤 하셨을 걸세.

아론: ......

영주: 떠나실 때 딱 한 마디 하셨는데.

아론: 뭐라고요.

영주: 고맙습니다, 하셨네.

기훈이 웃었다.

웃는데 목이 좀 이상했다.

그날 저녁부터 성이 바뀌었다.

병사들이 그를 공자님이라고 불렀다.

지나가면 고개를 숙였다.

밥을 먹으면 옆자리가 비었다.

기훈은 그게 아주 불편했다.

제일 불편한 것은 베드런이었다.

베드런: 공자님.

아론: ......

베드런: 성벽 쪽은 오늘 그만하셔도 됩니다.

아론: ......

베드런: 쉬십시오.

기훈이 그를 봤다.

3일 전만 해도 이 사람은 그의 등을 쳤다.

아론: 베드런 님.

베드런: 예, 공자님.

아론: 저 뺨 맞은 것 같은데요.

베드런: 예?

아론: 아니에요.

그날 밤에 기훈이 베드런을 찾아갔다.

베드런은 성벽 위에 있었다.

늘 거기 있었다.

아론: 베드런 님.

베드런: 예, 공자님.

아론: 그것 좀 그만하세요.

베드런: ......

아론: 공자님이요.

베드런이 그를 봤다.

베드런: 그럼 뭐라고 부릅니까.

아론: 아론이요.

베드런: ......그건 안 됩니다.

아론: 왜요.

베드런이 성벽 아래를 봤다.

베드런: 저는 평민입니다.

아론: 압니다.

베드런: 공작가 자제분한테 이름을 부르는 평민은 없습니다.

아론: ......

베드런: 그건 제가 죽고 안 죽고의 문제가 아니라.

베드런이 말했다.

베드런: 그냥 그런 겁니다.

기훈은 그 말을 잠깐 생각했다.

아론: 그럼 이건 어때요.

베드런: 뭡니까.

아론: 형 하세요.

베드런이 기훈을 봤다.

베드런: ......예?

아론: 형님이라고 부를게요.

베드런: 공자님.

아론: 저 열여섯이고 베드런 님 마흔이시죠.

베드런: 마흔둘입니다.

아론: 그럼 형이 아니라 삼촌인데.

베드런: ......

아론: 형 하죠.

베드런이 한참 말이 없었다.

베드런: 공자님.

아론: 예.

베드런: 저는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론: ......

베드런: 제가 아는 귀족은 영주님 한 분입니다.

아론: ......

베드런: 마흔둘 먹도록 그분 한 분입니다.

기훈이 성벽에 팔을 얹었다.

아론: 그럼 잘됐네요.

베드런: 뭐가요.

아론: 저도 형 해본 적이 없어요.

베드런은 그날 밤에 아무 대답도 안 했다.

다음 날 아침에 대답했다.

베드런: 아론.

기훈이 고개를 돌렸다.

아론: 예.

베드런: 밥 먹었냐.

에라리온이 그것을 옆에서 들었다.

에라리온: 수비대장님! 그건 안 됩니다! 공자님은 에르세느스가의 유일한 자제분이시고 그건 왕가의 방계라는 뜻인데요, 그러니까 예법상 수비대장님은 무릎을 꿇고 말씀을 올리셔야 하는 거고 이름을 부르시는 건 절대로.

베드런: 에라리온.

에라리온: 예!

베드런이 그의 머리를 한 대 쳤다.

베드런: 숨 쉬어라.

성 사람들은 그것을 사흘 만에 받아들였다.

받아들인 게 아니라 좋아했다.

수비대장이 공자를 이름으로 부른다는 것은, 이 성에서는 자랑이었다.

벨리스톤이 기훈을 부른 것은 열흘째였다.

노인의 집은 성벽 안쪽 구석에 있었다.

집 오른쪽에 방이 하나 붙어 있었는데 그게 서재였다.

기훈이 들어가자 냄새가 났다.

종이 냄새였다.

'.......'

기훈은 그 자리에 잠깐 서 있었다.

아론의 기억이 뭔가를 내놨다.

하인즈의 도서관이었다.

기훈은 그것을 밀어냈다.

벨리스톤: 앉게.

벨리스톤이 상자를 꺼냈다.

나무 상자였다.

열었다.

안이 비어 있었다.

벨리스톤: 여섯 개였네.

노인이 말했다.

아론: 압니다.

벨리스톤: 평생 만든 걸세.

아론: 압니다.

벨리스톤이 상자를 닫았다.

그리고 품에서 두루마리를 하나 꺼냈다.

벨리스톤: 이건 2주 동안 만든 걸세.

기훈이 그것을 봤다.

아론: ......

벨리스톤: 받게.

아론: 안 받겠습니다.

벨리스톤: 자네가 떠날 때 가져가게.

아론: 안 가져갑니다.

벨리스톤이 그를 봤다.

벨리스톤: 왜.

아론: 저한테는 안 걸리는 것 같아서요.

노인의 손이 멈췄다.

기훈은 그 손을 봤다.

아론: 어깨요.

기훈이 말했다.

아론: 그때 두 번 하셨죠.

벨리스톤: ......

아론: 안 걸렸어요.

벨리스톤: ......

아론: 선생님이 늙으셔서가 아니라요.

벨리스톤은 오래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리고 두루마리를 상자에 넣었다.

벨리스톤: 그럼 여기 두겠네.

아론: 예.

벨리스톤: 자네가 필요하면 가져가게.

아론: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벨리스톤: 그러면 좋고.

노인이 상자를 서가에 올렸다.

기훈은 그 뒤로 나흘을 더 성에 있었다.

밤마다 성벽에 올라갔다.

동쪽 들판에 불이 없었다.

오크는 사흘 전에 갔다.

먹을 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베드런: 아론.

베드런이 옆에 올라왔다.

아론: 형님.

베드런: 뭐 보냐.

아론: 서쪽이요.

베드런도 서쪽을 봤다.

베드런: 왕도 쪽이네.

아론: ......

베드런: 전서구 보낸 지 24일 됐다.

아론: 기병이 9일이라고 하셨죠.

베드런: 9일이지.

베드런이 성벽 돌에 손을 얹었다.

베드런: 열흘이 지났고 스무 날이 지났고 스물넷이 지났다.

아론: ......

베드런: 안 온다.

기훈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베드런: 아론.

아론: 예.

베드런: 너 갈 거지.

아론: ......

베드런: 가라.

베드런이 말했다.

베드런: 여기 있어봐야 창고 세는 것밖에 할 게 없어.

영주가 파티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다음 날이었다.

영주: 베드런.

베드런: 예, 영주님.

영주: 공자가 곧 떠나지 않나.

베드런: 예.

영주: 그리고 애들이 고생했지.

베드런: 고생했습니다.

영주가 창고 장부를 덮었다.

영주: 조촐하게 하나 하세.

베드런: 뭘 말입니까.

영주: 고기.

영주: 산픽이 좋겠네.

영주가 말했다.

영주: 몇 마리 잡아 오게.

기훈은 그날 밤에 이름을 세어봤다.

예순두 개였다.

백열아홉 중에 예순두 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