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7-4
von 한용운
“주사 좀 놔 주세요.”
“주사는 횟수를 줄여서 저녁에 놓기로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못 견디겠소. 오늘은 그냥 맞고, 내일부터 횟수를 줄이겠소.”
“그래선 안 돼요. 첫날을 잘 참아야 한다고 했잖아요. 지금 못 참으면 언제든 마찬가지예요. 내일도 또 이러실 거잖아요. 조금 힘들어도 참으세요.”
“에구, 안 되겠소. 지금 당장 죽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하오. 에구, 죽겠다.”
대철은 몸을 뒤틀며 괴로워했다.
순영이 보기에도 당장 숨이 끊어질 것만 같아, 정신이 아득해졌다.
순영은 말없이 건넌방으로 달려가, 경대 서랍 속에 단단히 싸서 묶어 두었던 수건을 꺼냈다.
손이 바쁘게 움직여 매듭을 풀고, 그것을 대철 앞에 내놓았다.
“자, 여기 가져왔으니 마음대로 놓으세요.”
순영은 얼굴을 찡그렸다.
대철은 허겁지겁 자기 손으로 주사를 놓으려 했지만,
손이 심하게 떨리고 기운이 없어 제대로 찌를 수가 없었다.
“여보, 이건 안 되겠소. 좀 도와주시오.”
대철은 팔을 내밀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놔요? 놓을 줄도 모르는데.”
“아무렇게나 놓아도 괜찮소. 전에 내가 놓는 거 보셨잖소. 그렇게 하면 되오. 에구, 죽겠다.”
대철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몸을 비틀었다.
“그럼 가만히 계세요.”
순영은 너무 급해 주사기를 들고 대철의 팔에 찌르려 했지만,
손이 떨려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에구, 이거 안 되겠어요. 아무 데나 찌르고 약만 넣으시오. 이러다가는 내가 죽겠소. 에구, 나 죽네. 에구, 나 죽겠다.”
대철은 소리를 지르며 온몸을 비틀었다.
사지가 뒤틀리는 것 같았다.
“에구, 이걸 어쩌나… 큰일났네.”
순영은 땀을 흘리며 떨리는 손을 겨우 가라앉혀,
간신히 주사를 놓았다.
혼수 상태에 빠진 사람처럼 꼼짝도 않고 있던 대철은,
잠시 후—
“후유!”
하고 몸을 돌려 누우며 눈을 떴다.
그리고 순영을 보며 말했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정말 죽을 뻔했소. 이 병은 그렇게 쉽게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니오. 오늘 저녁까지는 그냥 맞고, 내일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횟수를 줄일 테니 그렇게 하시오.”
그는 애원하듯 말했다.
“그러니까요, 내일 일은 어떻게 알아요. 벌써 몇 달을 두고 벼르다가 오늘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횟수를 줄인다고 한 거 아니에요?
그런데 겨우 세 시간도 못 참고 이러시면 어떻게 해요. 큰일이에요.
이제는 횟수를 줄이는 건 고사하고, 주사약을 살 수도 없게 되었어요.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
집에서도 쫓겨나게 되고, 먹을 것도 없고, 약도 살 수 없게 되었는데… 이게 얼마나 딱한 일이에요?
나중에 얻어먹더라도 병이나 고쳐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못 참으시면 어떻게 해요.
생각 좀 해 보세요. 이게 얼마나 큰일이에요.
나는 나중에 굶어 죽더라도 선생님 병이나 고쳐 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었는데, 이제는 이것도 저것도 다 안 되게 생겼으니… 어떻게 해야 좋단 말이에요?”
순영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앉아 눈물을 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