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이곳에는 길이 없다. 있다고 믿는 순간, 그것은 사라진다. 몸은 흩어지고, 시간은 뒤틀리고, 언어는 스스로 무너진다. 한 인간은 ‘자기 자신’이라는 형태를 잃어가며 도시와 밤, 그리고 타인 속을 미끄러지듯 통과한다. 웃음은 감정이 아니라 껍데기이고, 생각은 이어지지 못한 채 조각난다. 지도는 있지만, 그 어디에도 도착할 수 없다. 이 소설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의식이 붕괴되는 과정을 그대로 체험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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