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jasauce 3. Daejeon-Konferenz
von 외인 · 2026-08-21
엘린: 바론이 버티는 것도 올해까지입니다.
궁정마법사 엘린이 그렇게 말했다.
회의장 벽에 대륙 지도가 걸려 있었다. 엘린이 그 앞에 서서 막대기로 서쪽을 짚었다.
엘린: 작년에 레미티안강 유역을 내줬고, 올봄에 남쪽 세 개 영지를 잃었습니다. 왕도까지 이백 리 남았습니다.
귀족: 올해라.
누군가 중얼거렸다.
엘린: 바론이 무너지면 인더는 서쪽을 정리한 셈이 됩니다.
엘린이 막대기를 옮겼다.
동쪽이었다.
엘린: 그러면 다음은 여기입니다.
막대기 끝이 헤네스에 닿았다.
헤네스는 작았다.
지도에서 인더제국은 손바닥만 했고 바론제국은 그보다 조금 작았다. 헤네스는 그 사이에 손가락 두 마디쯤으로 끼어 있었다.
그런데도 지도에서 가장 여러 번 색이 덧칠된 곳이었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하인스평야였다. 대륙 최대의 곡창지대다. 헤네스는 자기가 먹고 남은 것을 팔았고, 그 돈으로 주변 소국들을 도왔다. 그래서 헤네스가 망하면 곤란해지는 나라가 여섯이었다.
다른 하나는 바다였다.
헤네스의 바다에는 몬스터가 거의 없었다. 대륙에서 그런 바다는 두 곳뿐이었다. 그래서 배가 다녔고 물건이 돌았다.
땅은 작은데 돈이 있었다.
그런 나라를 뭐라고 부르는지 대륙의 모든 왕이 알고 있었다.
케일: 그래서 지금 쳐야 한다는 것이오.
케일이 말했다.
케일: 인더가 바론을 정리하기 전에.
헤링톤: 각하.
헤링톤 남작이 손을 들었다. 갈비뼈에 감은 붕대가 그대로였다.
헤링톤: 지난번 회의에서 이미 나온 얘기입니다.
케일: 결론이 안 났으니 다시 하는 것이오.
헤링톤: 결론은 났습니다. 병력이 없다는 결론이.
케일: 그러니까 사병을 내놓으라 하지 않았소.
헤링톤: 각하께서 먼저 내놓으시지요.
케일이 헤링톤을 봤다.
헤링톤이 마주 봤다.
그때 문이 열렸다.
전령이었다. 회의 중에 문을 열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야 했다.
전령이 엘린에게 종이를 건넸다.
엘린이 그것을 읽었다.
읽다가 멈췄다.
유리스3세: 엘린.
유리스3세가 물었다.
유리스3세: 무슨 일인가.
엘린: ......폐하.
엘린이 종이를 접었다가 다시 폈다.
엘린: 쎄톤시에서 왔습니다.
유리스3세: 쎄톤.
왕이 그 이름을 되뇌었다. 어디인지 잘 모르는 눈치였다.
엘린: 오크가 왔다고 합니다.
유리스3세: 오크.
엘린: 예.
유리스3세: 몇이나.
엘린이 잠깐 대답하지 않았다.
엘린: 300 이상이라고 합니다.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게링: ......다시 말해보게.
게링 자작이 말했다.
게링: 300이라고 했나.
엘린: 예.
게링: 오크가?
엘린: 예.
게링: 자네 오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아나.
엘린: 압니다.
엘린이 말했다.
엘린: 열에서 서른입니다.
게링: 그런데 300?
엘린: 그렇게 적혀 있습니다.
게링이 옆 사람을 봤다. 옆 사람도 그를 봤다.
게링: 실수로 세었겠지.
엘린: 쎄톤 수비대장이 직접 썼습니다.
엘린이 종이를 들었다.
엘린: 보시겠습니까?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았다.
앙리: 쎄톤이 어디요.
앙리 베드웰 후작이 물었다. 회의장에서 가장 나이가 많았고 귀가 어두웠다.
엘린: 동쪽 끝입니다.
엘린이 대답했다.
엘린: 왕도에서 17일 거리입니다.
앙리: 17일.
엘린: 예.
앙리: 그럼 지금 보내도 17일 뒤에 도착하는 것 아니오.
엘린: 그렇습니다.
앙리: 성이 17일을 버티겠소?
엘린이 대답하지 않았다.
앙리: 쎄톤이 어디 끝이라고 했지.
앙리가 다시 물었다.
엘린: 동쪽 끝입니다.
앙리: 동쪽 끝에 뭐가 있소.
엘린: 산이 있습니다.
앙리: 무슨 산.
엘린: ......데던산입니다.
회의장 안쪽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났다.
하일공작이 고개를 들었다.
케일: 파병해야 합니다.
케일이 말했다.
빨랐다.
케일: 쎄톤은 작지만 동쪽 관문입니다. 저기가 뚫리면 그다음은 레이프로, 그다음은 가론입니다.
헤링톤: 17일 걸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헤링톤이 물었다.
케일: 기병만 보내면 9일입니다.
헤링톤: 기병으로 오크 300을 잡습니까.
케일: 1000을 보내면 됩니다.
헤링톤: 1000을 어디서 뽑습니까.
케일이 잠깐 뜸을 들였다.
그리고 말했다.
케일: 엘리온 기사단을 내겠소.
회의장이 다시 조용해졌다.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조용함이었다.
게링: ......각하.
게링이 물었다.
게링: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케일: 내 기사단을 내겠다고 했소.
게링: 엘리온을 말씀이십니까?
케일: 그렇소.
게링: 전부 말씀이십니까?
케일: 1000이면 되지 않소.
케일이 회의장을 둘러봤다.
케일: 내가 사병을 안 내놓는다고 하지 않았소. 내놓겠소.
헤링톤이 그를 봤다.
케일은 헤링톤을 보지 않았다.
아인스: 제가 가겠습니다.
목소리 하나가 그렇게 말했다.
아인스 왕자였다.
엘린: 전하.
엘린이 먼저 반응했다.
엘린: 안 되십니다.
아인스: 왜 안 됩니까.
엘린: 왕자님께서 가실 자리가 아닙니다.
아인스: 엘리온 기사단이 갑니다.
아인스가 말했다.
아인스: 엘리온은 마이론가의 기사단입니다. 왕가의 명령이 아니라 공작의 명령을 듣는 자들입니다.
엘린: ......
아인스: 1000명이 왕도를 떠나 동쪽으로 갑니다. 그 1000명이 누구 명령을 듣는지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케일: 전하.
케일이 말했다.
케일: 내 기사단을 못 믿으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인스: 믿습니다.
아인스가 말했다.
아인스: 믿는데, 확인은 해야지요.
케일이 그를 봤다.
이번에는 웃었다.
케일: ......전하께서는 참으로 셈이 정확하십니다.
회의가 끝나고 엘린은 왕비의 방으로 갔다.
궁정마법사 엘린은 마흔셋이었다.
헤네스에서 여자가 궁정마법사가 된 것은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백 년 전이었다.
엘린: 마마.
로에나: 엘린.
엘린: 회의가 끝났습니다.
로에나: 들었습니다.
로에나는 서류를 보고 있었다.
보면서 물었다.
로에나: 그 아이가 자원했다고요.
엘린: 예, 마마.
로에나가 서류를 넘겼다.
한 장 넘겼다.
로에나: 말리셨습니까.
엘린: 말렸습니다.
로에나: 고맙습니다.
엘린이 고개를 숙였다.
엘린: 마마.
로에나: 예.
엘린: 마마께서 말리시면 전하께서는 안 가십니다.
로에나가 서류에서 눈을 뗐다.
로에나: 엘린.
엘린: 예.
로에나: 저는 안 말립니다.
엘린: ......
로에나: 제가 말리면.
로에나가 말했다.
로에나: 그 애가 저를 의심합니다.
엘린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로에나: 궁정에서 뭐라고들 하는지 압니다.
로에나가 다시 서류를 봤다.
로에나: 계비가 전처 아들을 전장에 보냈다고 하겠지요.
엘린: ......
로에나: 안 보냈으면 뒷일을 노린다고 했을 겁니다.
엘린: ......
로에나: 어느 쪽이든 합니다.
로에나가 붓을 들었다.
로에나: 그러니까 저는 그 애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겁니다.
엘린: ......
로에나: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엘린이 물러났다.
문이 닫히고 나서 로에나는 붓을 내려놨다.
서류의 같은 줄을 세 번 읽었다.
세 번 다 무슨 말인지 몰랐다.
유리스3세가 손을 들었다.
유리스3세: 안 된다.
아인스: 아버지.
유리스3세: 안 된다. 너는 하나뿐이다.
아인스: 아버지.
유리스3세: 안 돼.
왕의 목소리가 커졌다. 회의장에서 그가 목소리를 높인 것은 몇 년 만이었다.
유리스3세: ......짐은 안 된다고 했다.
아인스가 무릎을 꿇었다.
아인스: 폐하.
유리스3세: ......
아인스: 300이 왔다는 것은 어딘가에서 300이 모였다는 뜻입니다. 오크가 그렇게 모이는 것을 저는 책에서도 못 봤습니다.
아인스가 고개를 들었다.
아인스: 누가 가서 봐야 합니다.
한참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때 하일공작이 일어섰다.
회의 시작부터 그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하일: 폐하.
유리스3세: ......하일.
하일: 보내십시오.
유리스3세가 그를 봤다.
유리스3세: 자네.
하일: 기병 1000에 브론즈스톰 다섯을 붙이겠습니다.
유리스3세: 하일.
하일: 왕자님께는 사람이 붙어야 합니다.
하일이 그렇게 말하고 앉았다.
그게 전부였다.
유리스3세는 동생을 오래 봤다.
그리고 아무도 하일에게 왜냐고 묻지 않았다.
물어봐야 대답하지 않을 사람이었다.
회의가 끝났다.
사람들이 나갔다.
하일공작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
그는 지도를 보고 있었다.
동쪽 끝에 산이 하나 그려져 있었다. 그 산에는 길이 안 그려져 있었다. 그릴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아래에 점이 하나 있었다.
쎄톤이었다.
하일은 그 점을 오래 봤다.
'.......'
1000명이 간다.
기병 1000명이 동쪽 끝까지 간다. 오크를 잡으러 간다.
그리고 그 근처에 산이 하나 있다.
하일은 자기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알면서 했다.
케일의 저택.
제킨: 각하.
제킨이 문을 닫았다.
제킨: 엘리온 전부를 보내신다고요?
케일: 그래.
제킨: 그, 그러면 저희 영지 방비가.
케일: 500만 보낸다.
제킨: ......예?
케일: 나머지 500은 남긴다.
케일이 술을 따랐다.
케일: 명단은 내가 짠다.
제킨: 명단이라 하시면.
케일: 기사단장은 카론이 간다. 그리고.
케일이 종이를 폈다.
케일: 이 다섯은 빼라.
제킨이 그것을 봤다.
읽고 나서 잠깐 갸웃했다.
제킨: 각하, 이 다섯은.
케일: 실력이 좋지.
제킨: 예. 아주 좋습니다.
케일: 그러니 빼라.
제킨: ......
케일: 쓸 데가 있다.
제킨이 종이를 접었다.
제킨: 각하.
케일: 말해.
제킨: 길은 어디로 잡을까요.
케일: 왕자가 정하겠지.
제킨: ......각하께서 정하시는 게 아닙니까?
케일이 술을 마셨다.
케일: 왕자는 최단거리로 갈 거다.
제킨: 예.
케일: 최단거리로 가면 레이프로를 지나고, 레이프로를 지나면 숲을 하나 통과해야 한다.
제킨: 숲이라 하시면.
케일이 잔을 내려놨다.
케일: 오윈숲.
제킨이 밖으로 나갔다.
케일은 창가에 섰다.
밖이 어두웠다.
'.......'
그는 오늘 회의를 되짚었다.
왕자가 자원했다. 예상대로였다. 그 아이는 열여덟인데도 셈이 정확하고, 셈이 정확한 사람은 자기가 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쉽게 도달한다.
문제는 하일이었다.
하일이 찬성할 줄은 몰랐다.
'왜 찬성했지.'
케일은 그것을 한참 생각했다.
그리고 답을 찾았다.
'.......아.'
케일이 조금 웃었다.
'그 애 때문이군.'
동쪽 끝. 데던산 아래.
'죽은 아들이 사라진 곳으로 천 명을 보내고 싶었던 거야.'
케일은 창에 비친 자기 얼굴을 봤다.
케일: ......형편없군.
그가 말했다.
누구를 두고 한 말인지는 그도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