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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널 비추지 않아. 기억할 뿐.

von 제이여라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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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났다. 크리스와 세라는 긴 로브를 입고 황궁 앞에 모였다. 구석에 아들이 삼삼오오 모여 여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거기엔 아이도 있었고 늙은 노인도 있었다. 속삭임이 형태가 되어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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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부 죽였대? 학생들을?”

”응.”

“근데 그 사람은 살았잖아. 이번에 시행하는 정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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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곁눈질로 그 아이들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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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얘기를 다하네.”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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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세라는 적당히 무리에 들어갔다. 간단한 대화를 하고 있는데, 웬 아이 하나가 다가왔다. 길게 늘어뜨린 로브 아래로 하늘색 머리카락이 출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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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흑발이네?”

“그게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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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에, 하는 소리를 내며 호들갑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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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발이면 혈통 검사에서 떨어질 게 뻔한데? 괜한 걸음 한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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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세라가 서로를 바라봤다. 몇몇 아이들이 신기한 눈빛으로 세라와 크리스를 쳐다보거나 고개를 휙 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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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귀족 가문들은 대부분 흑발이었던 거 몰라?”

“그, 그걸 여기서 말해도 되는 거야?”

“애초에 너희, 제대로 배정받은 거 맞아? 그냥 무턱대고 온 건 아니고? 그 브로치 가짜지?”

“사람 말을 안 듣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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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눈을 가느다랗게 떴다. 아이가 흠칫, 놀란 듯 몸을 움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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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지는 모르겠지만 입 조심해.”

“사실을 말한 것뿐인걸.”

“그러고 보니 책 속에서 악당들은 다 흑발이었던 것 같아.”

“크리스, 너는 조용히 해. 지금 우리한테 싸움을 걸고 있잖아. 맞서 싸워야지.”

“우와. 무서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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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조롱의 의미로 부르르 몸을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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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나는 사실만 얘기한다고. 알아서 나쁠 게 없지. 통성명이나 하자고. 내 이름은 센틀리야.”

“⋯⋯난 세라. 이쪽은 크리스.”

“모쪼록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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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틀리가 손을 내밀었다. 세라가 그 손을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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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싸우지 말아요. 곧 에밀리아님께서 오실 텐데 이런 모습을 보였다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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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을 쓰고 있는 남자 청년이 다가왔다. 그는 아주 조심스럽게 베일을 약간 걷어 눈을 보이고는 고개를 꾸벅 숙였다. 흑색 머리카락이 슬며시 어깨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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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이라고 합니다. 성은 없어요.”

“크리스에요. 이쪽은 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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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도 어색하게 고개를 숙여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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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님이라면⋯⋯. ”

“관리부의 수장님이세요. 모든 궁인들을 통솔하죠.”

“에밀리아님께선 무려 20년 동안 이 궁을 지켜오셨지.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존경스러워. 애정이 남다르시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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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틀리의 설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누군가가 크게 박수를 쳤다. 모두의 이목이 그쪽으로 쏠렸다. 갈색 드레스에 프릴이 달린 모자를 깊게 눌러쓴 중년 여성이 단상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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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에밀리아 크트로켄이라고 합니다.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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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는 천천히 시선을 옮겨 사람들을 쓸었다. 세라와 크리스를 마지막으로 사람들을 훑은 그녀는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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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겉치레는 버티고 살아남아 정식 궁인이 되었을 때 한 번 더 해드리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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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아가 고갯짓으로 신호를 보냈다. 뒤에 서 있는 남녀 궁인 다섯 명이 앞으로 걸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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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궁인이 되려면 먼저 혈통 검사를 거쳐야 합니다. 지금부터 저를 포함한 정식 궁인들에게 눈동자를 보이면 됩니다. 눈동자는 많은 걸 알려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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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조용히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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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한테 받을 거야?”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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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천천히 에밀리아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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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사람한테 보이자.”

“진심이야? 그러다 잡혀가기라도 하면?”

“신원이 확실하잖아.”

“모험을 선택하시겠다? 난 네가 제일 이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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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 앞으로 기다란 줄이 이어졌다. 한 번에 통과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누군가는 성질을 내며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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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통과할 수 있을까? 아까 흑발 얘기가 신경 쓰여.”

“몰락 귀족에서 흑발이 많을 뿐이야. 궁인에선 좀 보이는 것 같아.”

“듣고 보니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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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 빠르게 줄었다. 세라 바로 앞 사람이 난동을 부리며 끌려나갔다.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세라는 한걸음 앞으로 가 에밀리아의 앞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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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를 보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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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로브를 걷어 눈을 보였다. 세라의 눈동자에 에밀리아가 한가득 담겼다. 눈썹을 꿈틀거리던 에밀리아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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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과 성을 얘기해주세요.”

“세라입니다. 성은 없,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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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가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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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찰나, 에밀리아의 손가락이 움찔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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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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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좌하던 궁인 한 명이 그녀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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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는 천천히 세라와 뒤에 서 있던 크리스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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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곤 깊은 한숨을 내쉬고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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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인 두 명이 책을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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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일치를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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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가 책을 뒤적였다. 두 사람은 아무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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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는 책을 닫고 고갯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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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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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궁인이 고개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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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님. 아직 완벽하게 혈통 검사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마법이나 출생도 봐야…….”

“그냥 평범한 시민입니다. 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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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가 크리스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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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지나가세요. 줄이 기네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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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세라는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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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두 사람을 보고 누군가가 호통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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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난 안 되고 저 녀석들은 왜 보내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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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초록색 눈동자를 깜빡이며 에밀리아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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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출생이나 눈동자가 좋잖아! 저런 흑발에 흐리멍텅한 눈동자를 지닌 애새끼들을 궁에 들여서 뭐 하려고?”

“끌고 나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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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인 두 명이 누군가의 팔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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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천천히 끌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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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이 커진 틈을 타 크리스와 세라는 궁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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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두 사람을 끝까지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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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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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 검사엔 반나절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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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는 500명 중에 15명만이 통과했으며 약 20명이 조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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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너희도 통과한 거야? 평범하게 생겨서 그런가? 아니면 뒷돈이라도 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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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틀리가 얼굴을 찡그리며 세라를 쳐다봤다. 세라가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걸 크리스가 말렸다. 센틀리에게 다가간 크리스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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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통검사에는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뭐? 나한테 물어서 어쩌게. ”

“우리보다 아는 게 많은 것 같아서. 우린 시골에서 와서 수도 문화를 잘 모르거든. 알려줄 수 있어?”

“그렇게 내 설명을 원한다는 거야? 귀찮게 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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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틀리가 로브를 아주 살짝 들어 올려 눈동자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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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눈동자?”

“눈동자엔 많은 게 담겨있지. 이름을 밝히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해야할 게 눈동자야. 이런 말 들어본 적 있지? 인간은 하나의 세계이며 그 창은 눈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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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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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당연한 사실이지. 세계는 인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

”그래서 수도에 사는 사람들은 눈동자를 친한 사이가 아니면 공유하지 않아. 하나의 세계를 보는 아주 중요한 일이거든. 가볍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근데 이것도 몰라? 얼마나 깡촌에서 살다 온 거야.”

“너 말이야, 입 좀 조심해. 그렇게 뚫린 입이라고 나불거리다간⋯⋯.”

“너희야말로. 황궁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여긴 단어 하나로도 사람 목이 날아가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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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는 세라를 진정시키고 아주 가볍게 고개를 까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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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줘서 고마워.”

“당연한 상식인데 모르는 너희가 이상한 거야. 이런 애들이 궁인이 된다고? 너무 끔찍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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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박수 소리가 났다. 에밀리아가 단상에 올라오는 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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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궁인 여러분들. 축하합니다. 여기까지 살아남으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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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는 아무 말 없이 로브를 꾹 눌러썼다. 크리스는 빤히 에밀리아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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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여러분은 세 명씩 다섯 그룹으로 나뉘어서 생활하게 될 겁니다. 그룹마다 상급 궁인들과 관리자들이 붙어 여러분이 무슨 소질이 있는지 평가합니다. 그 평가에 따라 총 아홉 개의 부에서 제안이 올테죠. 제안은 안 올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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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손목에 문자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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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손목에 그룹명을 적어 드렸습니다. 소속 그룹의 상급 궁인에게 가면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겁니다.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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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와 세라는 서로의 손목을 쳐다봤다. 크리스의 손목에는 C, 세라의 손목에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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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게 나왔네.”

“잠시만, 다르면 안 되는 거 아냐? 같이 할 수는 없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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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근처에 서 있던 상급 궁인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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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과 떨어지게 되었는데 그룹을 바꿀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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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급 궁인이 안경을 고쳐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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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정해진 걸 바꿀 순 없어. 이게 황궁의 법칙이지.”

“정말 답답하네.”

“거기, 너. 말조심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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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는 한숨을 내쉬며 크리스를 쳐다봤다. 크리스가 다가와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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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어. 받아들이자.”

“그래도 말이야. 혼자 하려니까 너무 답답한데. 정보 공유는 어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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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 공유는 모든 궁인이 모이는 점심시간에 하자. 우리의 목적을 잊으면 안 돼.”

“휴,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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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크리스와 세라는 서로 다른 상급 궁인에게로 갔다. 상급 궁인들은 각자 상자를 가져왔다. 그 안에는 궁인 용 파란 로브가 들어있었다. 몸에 걸치자 등 쪽에 그룹 별로 다른 글자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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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궁인은 파란색으로, 정식 궁인은 자주색으로 분류될 거야. 앞으로 이 로브는 너희의 애인이나 마찬가지니까 잃어버리지 않도록. 자 다들 담당 궁인을 따라가. 방 배정을 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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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그룹의 상급 궁인이 말했다. 황실의 문이 쾅, 하고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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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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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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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무실에서 황제가 물었다. 에밀리아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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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것보다 두 명 더 많군. 신기하네. 에밀리아, 그대의 예상이 깨진 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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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는 천천히 눈을 깜빡이더니 천천히 서류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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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계속해. 이상 사항이 있으면 내게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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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아가 고개를 숙이고 방 밖으로 나갔다. 황제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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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내가 이길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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