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계약 관계
von 자유 · 2026-10-27
3화 계약 관계
그녀의 이름은 장다솜이었다. 실명일지 인터넷 활동을 위한 가명일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는 솜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불리는 것 같았다.
솜같이 하얗고 말랑말랑하면서 폭신할 것 같은 느낌의 그녀와는 참 잘 어울리는 이름 같았다.
난 그녀와 도박 방송을 했다. 내가 허락한 사람은 텐트 안에서 나와 같은 치외법권을 누릴 수 있었다.
다솜도 내가 받아들인 손님이었다. 그녀와 나는 미리 짜놓은 각본대로 불법적인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면서 대화를 했다.
사실 글을 쓰는 것 말고 말을 하는 것에는 그다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가급적 슬롯머신을 하거나 포커를 치는 일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물론 그녀는 내 게스트였으므로 자기 돈을 가지고 도박을 하진 않았다. 나는 그녀에게 도박 자금으로 상당량의 돈을 이미 준 상태였다.
다솜은 예상보다 더 나은 포커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제법 온라인 게임으로 나온 포커를 통해서 실력이 있는 상태였는데, 그녀도 온라인 포커 게임을 상당히 즐긴 듯했다.
어차피 다 내 돈이었으므로 도박은 그리 긴장감 있진 않았다.
다만 카지노 딜러 출신의 입담꾼을 초청한 상태여서 다양한 도박의 룰이나 카지노에서 일어난 일들을 듣는 것만으로 방송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자기 방송을 따로 켜놓은 상태였다. 큰돈을 기부해 주는 사람들이 요청하는 대로 다솜은 리액션을 했다.
때론 창고에 가서 의상을 바꿔 입기도 했다.
방송을 몇 시간 하고 내가 고용한 카메라맨이 충분한 뉴츄브 분량을 뽑으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약속한 하룻밤을 보낼 때가 되었다. 그녀는 이미 잠옷으로 갈아입은 상태였다.
제법 큰 옷이었음에도 그녀의 큰 가슴을 다 가려주진 못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실시간 방송에서 자신의 비밀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난 이미 스폰서가 있었던 적이 있어요. 사실 그 남자는 내 남자친구이기도 했죠. 그저 돈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게 일반적으로 사귀는 사이와는 다른 거였죠. 공식적으로 난 그 남자만 만났어요.”
나는 놀라며 굳이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방송에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를 위해서, 그리고 시청자들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다고도 말했다.
나도 단도직입적인 것이 좋았다. 물론 시청자들도 자극적이고 숨겨진 비화 같은 이야기를 좋아할 것이었다. 그녀는 말을 이어나갔다.
“당신이 이미 준 돈만으로도 충분해요. 그전에 스폰서가 줬던 금액과 비교해도 그렇고 여기서 본 당신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요.”
나는 그저 솔직하게 말해주는 그녀가 고마워서 선물을 주고 싶었다.
나는 금고에서 작은 골드바들을 꺼냈다.
거기엔 귀여운 동물들이 그려져 있었다. 12간지가 그려져 있는 골드바였다. 내가 물었다.
“12간지 중에서 어떤 동물이 좋아요?”
그녀가 대답했다.
“호랑이요.”
나는 그녀에게 호랑이가 그려진 골드바 하나를 주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것으로 계약은 성사된 건가요? 오늘 밤 어떤 형태로든 성적인 관계를 허락한다는 계약이요. 이미 말이 나온 거니 방송으로 확실히 해두고 싶어서요. 물론 카메라맨은 떠나고 우리 둘만 텐트에 남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 알려둘 건 저 또한 자유컴퍼니의 사장 윤유준과 계약 관계라 그가 설치한 카메라는 남을 겁니다. 괜찮나요?”
다솜은 잠시 머뭇거렸다. 유준의 카메라는 내게 있어서도 그때야 생각이 난 거였다. 하지만 다솜은 이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대답했다.
“괜찮아요. 당신과 유준의 계약 관계가 아니라면 우리는 만나지도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원한다면 실시간 방송이 켜진 상태에서 해도 괜찮아요. 그거 재밌을 것 같아요. 여기선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내가 말했다.
“그렇다면 키스나 가슴 만지기 정도는 괜찮을 것 같네요.”
나는 그녀에게 키스를 시도하며 가슴을 만졌다. 그때 내 방송을 보던 전 세계 시청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는 손짓으로 카메라맨에게 카메라를 끄고 떠날 것을 요청했다.
나와 다솜은 각자의 실시간 방송도 껐다. 내겐 돈이 충분했고 굳이 섹스하는 걸 남에게 보여주는 포르노 배우가 될 필요가 없었다.
그녀의 벗은 몸은 그 무엇보다 아름다웠다. 큰 가슴은 나의 여유 없는 마음에 휴식을 주는 안식처 같은 느낌이었다.
다음 날에는 같이 최고급 아침식사를 배달시키며 인터넷 방송 송출과 뉴츄브용 영상 촬영을 했다.
사람들은 당연히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함부로 말하진 않았다. 다만 다솜은 내가 아기처럼 안겨서 잤다고 말할 뿐이었다.
그녀는 아침식사 후 곧 떠났고 나는 다시 쓸쓸하게 혼자 남게 되었다.
다시 난 웹소설 쓰기, 슬롯머신 장사 방송, 고양이와 나의 일상을 뉴츄브에 담기, 가끔 찾아오는 포커 고수들과 한판 벌이기, 뉴츄브로 게임 방송하기 등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강완랜드를 제외하면 공개적으로 내국인에게 슬롯머신 도박을 제공하는 곳은 내 텐트뿐이었기에 나는 쉽게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렇게 쉽게 돈을 버니 사실 다른 일들은 그저 느긋하게 하는 취미 정도로만 느껴졌다. 아니, 정작 돈을 마구 벌어들이는 도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사마저도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쉬웠기에 삶 자체가 쉬운 게임 같았다.
뭔가 그런 무료함을 해결해 줄 것이 필요했다.
나는 유준을 만난 첫날 그가 신문 기사로 보여준 가수가 저질렀던 범죄 세 가지를 떠올렸다. 도박, 성매매, 대마.
나도 두 가지는 이미 무적의 텐트 안에서 해본 상태였다.
남은 건 단 한 가지 대마초 피우기였다.
나는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대마초와 관련된 정보를 찾았지만 쉽지는 않았다. 유준이 준 스마트폰이 떠올랐다.
어려운 걸 술술 해결해 주는 지니의 요술램프와도 같은 물리 자판이 달린 스마트폰이었다.
엄청난 부자이자 권력과 인맥을 가진 대단한 인물과 직통으로 연결이 되는 스마트폰만큼 가치 있는 게 흔하진 않을 것이었다.
나는 스포츠카 파르쉬를 누군가 준다고 해도 그 스마트폰과 바꾸지 않을 것이었다. 답장은 매우 간결했다.
“씨앗과 화분, 키우는 데 필요한 램프 등 모든 물건과 이미 건조된 대마초까지 모두 구해다 줄 수 있어요.”
그리고 놀랍게도 마치 본사 안에 대마초 재배장이 있기라도 한지 1시간 이내에 모든 물건들이 내 텐트 안에 있었다.
대마초를 피우니 엄청나게 편안하고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내가 마치 왕이 된 듯한 자신감도 생겨났다. 그리고 무지하게 배가 고팠다. 엄청난 의욕과 에너지가 솟아올랐다.
나는 피자 한 판을 시켜서 혼자서 다 먹어버렸다. 그런데 문제는 성욕까지 엄청나게 생긴 것이었다. 그 정도로 강렬한 느낌의 성욕과 아랫도리의 불끈거림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다솜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가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나는 텐트 안에서 홀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런데 온몸의 감각들이 몇 배로 증폭되는 게 느껴졌다.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할 것 없이 모든 감각들이 대마초를 피우기 전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졌다.
나는 노트북 화면에 나오는 성인용 영상에 빠져들었다. 그러고는 갑자기 내 성기에서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강렬하고 따뜻한 기운을 느꼈다.
너무 급해서 콜라를 마시던 머그컵에 뒤처리를 해버렸다.
그 어느 때보다 엄청난 양을 사정하고 나니 졸음이 몰려왔다. 좋은 건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솜을 한 번 더 불러서 함께 대마초를 즐기고 싶었다.
내 인생에 완전히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 같았다. 그 이전의 모든 고민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내 불면증은 완전히 사라지고 없었다. 태어난 이후로 가장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문제는 내 상반신만 카메라가 비춘 상태였지만, 그 모든 장면들이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있었단 것이었다. 나는 정신을 완전히 놓아버린 나머지 실시간 방송을 끄는 걸 잊은 것이었다.
아침이 되어 내 스마트폰을 봤을 때 내게 도착한 메시지들과 내 영상들에 달린 댓글들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난 대한민국 역사 최초로 대마초 피우는 장면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준 사람이 되어 있었다.
미국의 엄청난 부자인 알론 마스크는 오락용 대마초가 부분적으로 합법인 미국 내에서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대마초를 피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사는 한국이라는 나라는 미국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분위기를 가진 곳이었다.
“이제 자용이 진짜 막 나가는군. 과연 저 정도 사건까지 일으키고 유준이 뒤를 봐줄 수 있을까?”
“나도 해보고 싶어. 자용이 사정할 때의 그 표정은 잊을 수가 없군. 얼마나 좋은 걸까?”
“자용이 오빠, 나 다솜이. 연락 못 받아서 미안해. 다음에는 나도 꼭 불러줘~”
대마초를 피우는 모습을 넘어서 대국민 자위쇼까지 해버린 것이니, 나는 부끄러움에 텐트 밖으로 나갈 수조차 없었다.
내가 혼란 상태에 빠져 있던 와중에도 계속해서 내 스마트폰은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한 것을 알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