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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密會)

von 이광수 · 2026-03-20

세 사람의 말은 모두 옳았다. 만약 주몽이 어젯밤에 가섬벌을 빠져나가 도망쳤다는 소문이 없었다면 모르겠지만, 그 소문이 나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유화 부인 궁중에는 왕과 태자의 염탐군이 분명 있었고, 설사 그들이 없다 하더라도 주몽이 하루 동안 눈에 띄지 않는 것만으로도 의심을 받을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그러니 주몽이 다시 가섬벌로 들어간다는 것은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것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주몽은 예랑을 다시 만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세 사람은 주몽을 붙잡고 간청을 계속했다.

“이제 도련님은 홀몸이 아니십니다. 첫째로, 한 번 가섬벌을 떠나신 날부터 도련님은 이미 부여 나라의 적이 되셨습니다. 부여 나라에서는 도련님을 살려둘 수 없을 것입니다. 둘째로, 도련님은 이제 우리 무리를 이끄실 장군이십니다. 오늘 한 마을을 얻고 내일 한 고을을 얻어, 넓은 땅을 찾아 나라를 세우실 귀한 어른이십니다. 지금까지는 홀몸이셨으니 마음대로 움직이셨지만, 이제는 홀몸이 아니시니 그렇게 행동하실 수 없습니다. 먼저 도련님이 품고 계신 뜻을 우리 무리에게 전해 주십시오. 우리 모두가 도련님의 말씀에 동의한 후에야 움직이시는 것이 대장의 일이자 임금의 일이십니다. 그러니 위험한 길을 가시려는 뜻을 우리에게 전하시기 전에는, 우리 무리가 목숨을 걸고 도련님의 행차를 막겠습니다.”

오이는 찬란한 칼을 두 손으로 주몽 앞에 받들어 올리며 말했다.

“우리의 말씀을 듣지 않으시면, 이 칼로 제 목을 베십시오.”

주몽은 심히 고뇌하는 표정으로 오이의 칼을 받아 손수 칼집에 꽂았다.

“오이의 충성스러운 마음에 감격합니다. 당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저를 가르치는 깊은 뜻을 품고 있으니, 제가 어찌 오이의 말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이, 또 마리와 합보, 당신들이 저를 가르치고 돕고 저의 팔과 다리가 되어줄 친구들입니다. 오늘만큼은 저의 고집을 허락해 주십시오. 여러분 세 사람은 저와 한 몸이지만, 그래도 제가 말하기 어려운 일도 있고, 또 세 사람이 저를 대신할 수 없는 일도 있습니다. 오늘 제가 이렇게 고집하는 이유는 후일에 알게 될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용서해 주십시오.”

주몽은 간청하는 뜻을 얼굴에 드러냈다.

가을날 저녁, 안개가 짙게 끼었다. 주몽은 새벽 해가 뜨기 전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말을 달려 가섬벌로 향했다. 누군가 물으면 사냥 갔다가 날이 저물었다고 하려 했다. 그래서 몇 마리 새를 말 안장에 달았다.

굿터 나루에서 파수 보는 군사를 만났다. 평소에는 군사가 없는 곳이었으므로 주몽은 자신 때문임을 알았다.

“거 누군가?”

군사 다섯 명이 주몽의 길을 막아섰다.